인천공항 DF1 철수로 매출 줄고 수익성 개선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 약세…4분기 반등 승부수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호텔신라가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재정비로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으나, 외형 축소와 주가 약세라는 숙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수익성 방어를 넘어 실질적인 매출 반등을 이끌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호텔신라는 하반기 중국인 관광객 유입과 뷰티 상품군 확대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신라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82.4% 폭증한 552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84억원으로, 전년 순손실 1492억원을 흑자로 돌려놨다. 반면 같은 기간 매출은 6.5% 감소한 9590억원에 그쳤다.
이번 실적의 특징은 매출 감소와 수익 개선이라는 상반된 결과가 모두 면세점(TR·Travel Retail) 부문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3분기 기준 면세점 사업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5% 감소한 7603억원에 그쳤으나, 영업이익은 27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9월 인천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부담이 커지자 DF1 사업권을 자진 반납했고, 올해 4월 해당 구역의 영업을 종료했다. 이 여파로 호텔신라는 지난해 말 사용권자산 해지손실(위약금 등)로 2302억원의 영업외비용을 일시 반영하며 연간 순손실을 기록했다.

◆ 면세점 불확실성 속 뷰티에 공들이는 호텔신라
호텔신라는 올해 대대적인 내실 다지기에 주력했다. 특히 면세점은 잦은 환율 변동과 저성장, 소비행태의 급격한 변화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마저 더해지는 상황이다. 다만 K-컬처 열풍으로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면세 시장에 새로운 기회도 함께 찾아오고 있다.
호텔신라는 하반기 면세점 전략으로 뷰티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개별여행객(FIT)을 중심으로 화장품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함에 따라, 시장 수요를 선제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전략이다. 면세점 내 프랑스 색조 브랜드 '메이크업포에버'의 제품을 독점으로 유치한 데 이어, 국내 관광객을 겨냥해 인터넷면세점에서도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에스트라 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최근에는 신라면세점 서울점에서 '지방시 뷰티 메이크업 쇼'를 개최하며 고객 경험을 한층 강화했다. 지방시만의 럭셔리한 브랜드 가치를 메이크업과 향수를 통해 고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프랑스 뷰티 브랜드 '겔랑'의 메이크업 쇼를 추가로 개최하며, 전문가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직접 배워볼 수 있는 기회도 함께 제공한다.
아울러 중국의 피부미용 플랫폼 '여신티켓(선녀통행)'과 결제 서비스 '위챗페이' 등과 3자 공동 마케팅 협약을 맺어 중국 국경절 특수 선점에 나섰다. K-뷰티에 관심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에게 면세 쇼핑 혜택을 제공하고, 여신티켓의 '스마트 리펀드' 서비스를 도입해 이용 편의를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위챗페이 결제 고객에게는 오프라인 선불카드와 온라인 적립금을 증정하는 등 프로모션 폭도 넓혔다.
호텔신라 측은 "4분기 면세점 사업은 중국 국경절 연휴와 항공 노선 확대에 힘입어 인바운드(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다각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했다.

◆ 이부진 '책임 경영'에도…주가 반등은 여전히 숙제
이처럼 호텔신라는 올해 수익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던 만큼, 실적이 빠르게 안정세를 찾고 있다. 그러나 외형 축소와 함께 주가가 약세를 이어가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사장이 책임 경영을 내걸고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취득 단가 대비 주가가 크게 밑돌면서 이마저도 무색해진 상황이다.
이 사장은 지난 3월 보통주 47만주(당시 종가 기준 약 201억원) 매입 계획을 공시했다. 이후 주가가 오르자 4월 29일과 30일, 5월 4일 세 차례에 걸쳐 10만주씩 총 30만주를 매입하며 일정을 마쳤다. 이는 호텔신라 총 발행주식(3924만8121주)의 약 0.76% 규모다. 주당 취득 단가는 각각 6만5879원, 6만8264원, 6만8269원으로 총매입액은 약 202억원이다.
하지만 실적 턴어라운드 흐름과 달리 주가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호텔신라 종가는 3만4850원에 그치며 이 사장의 평균 취득 단가(6만7000원대)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사업 효율화에 더해 외형 성장을 견인할 확실한 매출 동력이 뒷받침돼야 주가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9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206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인 관광객은 30.6% 늘어난 65만6944명을 기록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호텔신라가 하반기 K-뷰티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화력을 쏟는 이유다. 이를 통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동반 견인하며 본격적인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인천공항 DF1 구역에 대한 철수 결정으로 고정비 부담을 완화해 수익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며 "이러한 구조 개선의 효과는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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