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 육성 분주…주요 과제 '노노 갈등' 해소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4주년을 맞았다. 지난 4년간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여건 속에서도 메모리 경쟁력을 끌어올린 이 회장은 미래 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며 분주한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과제로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비롯해 노노 갈등 해소를 통한 '원(One) 삼성' 체제 강화 등이 꼽힌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의 취임 4주년은 오는 27일이다. 그는 지난 2022년 10월 27일, 부회장 승진 10년 만이자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삼성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된 지 4년여 만에 회장직에 오른 바 있다. 당시 이 회장은 "국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겠다"는 회장 취임 메시지를 남겼다.
이 회장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은 하루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 1~3주년 사례를 고려하면 취임 관련 행사를 열지 않고, 별도 경영 메시지도 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예정된 사업 일정을 소화하거나, 내부적으로 정기 인사안과 조직 개편안을 다듬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 회장의 4년은 순탄치 않았다. 취임 직후인 2023년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악화되며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고, 사법리스크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 회장은 경영 활동에 제약이 있음에도 오히려 현장 경영을 강화하는 등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내 왔다. 조직 내에는 기술 중심의 질적 성장을 강도 높게 요구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도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지속 강조해 왔다.

이 회장 주도 아래,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D램 등 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냈다. 이후 올해 초 세계 최초로 6세대 HBM4 양산에 성공하면서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39.4%, 낸드 시장은 29.3%로, 각각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적은 역대 최대치를 분기마다 경신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95조원, 영업이익은 107조40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각각 전년 대비 126.59%, 782.50% 급증한 수치로, 민간 기업이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기술 경쟁력 회복과 반도체 업황 호조가 맞물린 결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만 110조원에 달하는 분기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기업 설명회를 열고 사업 부문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러한 성과에도 이 회장의 발걸음은 여전히 분주하다. 삼성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글로벌 현장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있는 알 다프라 가스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다. 그는 주요 시설들을 둘러보며 공사 진행 일정과 안전 관리 현황 등을 점검한 뒤 삼성물산, 삼성E&A 경영진과 중동 시장의 변화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 마련과 신규 사업 진출 방안 등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리사 수 AMD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과도 지속해서 만나고 있다. 이 역시 인공지능(AI), 로봇 등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협력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AI·반도체 중심의 네트워크 동맹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대형 투자도 지속해서 추진한다. 반도체 외 투자 분야로는 로봇과 전장, 차세대 통신, 바이오 등이 거론된다. 삼성은 앞서 로봇 전문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독일 냉난방공조 업체 플랙트 등을 인수했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시급한 문제로는 노노 갈등으로 인한 DS와 디바이스경험(DX) 간 균열이다. DS는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며 지난 5월 파업까지 시도한 바 있고, DX는 벌어지는 성과급 격차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이러한 성과급 갈등은 교섭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고 있으며, 조직 내 형성된 긴장감은 1년 내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원 삼성'을 만들어 사업 부문, 계열사 간 시너지와 사업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뉴삼성'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해당 노노 갈등을 하루빨리 봉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이 회장 개인에게는 등기임원 복귀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도 "이 회장이 등기임원으로서 직접 경영 일선에 나서서 책임 경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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