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유산 심의 보류 사유 설명·관련 회의록 공개 요청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서울 종로구 세운4구역 주민들이 22일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에 대해 법률상 의무가 없는 세계유산영향평가를 강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며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적인 인허가 방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세운4구역 주민대표회의는 이날 이같은 입장이 담긴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가유산청을 상대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요구하는 법적 근거와 매장유산 심의가 보류된 사유를 설명해 달라고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주민대표회의는 세운4구역이 종묘 경계에서 약 170m 떨어져 역사문화환경 보존지역과 세계유산 보호지구 밖에 있는 만큼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근거로는 2017년 문화재청 고시와 2023년 국민신문고 회신을 제시했다. 당시 문화재청이 세운재정비촉진지구에 대한 별도 심의 조항을 삭제했고, 이후 세운4구역 협의 기준도 의무적 이행사항이 아니라고 답변했다는 설명이다.
주민대표회의는 "국가는 스스로 세운4구역 개발이 문화재 보존에 영향이 없다 해놓고 이제와서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세운4구역에 협의나 평가 의무를 지우는 법령 조문을 특정해 달라"며 기존 고시·회신과 이번 평가 요구 사이의 관계를 설명해 달라고 했다.
세운지구 내 다른 구역과의 형평성도 질의했다. 주민대표회의는 세운3-4·3-5구역이 2017년 문화재 심의 요청을 취하한 뒤 사업을 진행했고, 2024년 세운3-2·3구역과 세운5-1·3구역의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당시에도 세계유산영향평가 요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운4구역에 평가 실시와 인가절차 유보를 요구한 근거를 물었다.
매장유산 심의가 보류된 경위에 대한 설명도 요구했다. 주민대표회의는 올해 6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 고시가 이뤄졌음에도 8월과 9월 매장유산 심의가 보류됐다며, 관계 법령에 따른 구체적인 사유를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세계유산영향평가 이행과 매장유산 심의를 연계하는 내부 방침이 있었는지도 질의했다.
주민대표회의에 따르면 세운4구역은 2004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현재까지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비용을 포함한 누적 사업비가 약 8000억원에 이르고, 매월 2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민대표회의는 각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과 함께 이행명령 관련 내부 검토자료, 유네스코와 주고받은 문서, 매장유산분과 회의록 등의 공개를 요청했다. 아울러 매장유산 심의를 세계유산 관련 절차와 분리해 진행해 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세운4구역 개발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국가유산청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7월 재개발사업의 최고 높이를 청계천변 145m까지 높이는 계획을 고시하자 국가유산청은 종묘 경관 훼손을 우려하며 제동을 걸었다. 종로구는 지난 6월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인가했지만, 국가유산청이 8~9월 매장유산 심의를 잇따라 보류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멈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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