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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은 '참존', hy는 '아이오셀'…뷰티 뛰어든 식품기업 성공 전략은?
동원 참존 인수·hy '아이오셀' 준비
식품 이익률 한 자릿수…화장품 수출 최대
"기존 인프라, 오히려 허들 될 수도"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홈푸드가 1세대 화장품 기업 참존의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인수가 성사되면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첫 외부 기업 인수가 된다. /더팩트 DB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홈푸드가 1세대 화장품 기업 참존의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인수가 성사되면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첫 외부 기업 인수가 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국내 식품기업들이 잇따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내수 침체로 본업의 수익성이 한계에 부딪히자, 사상 최대 수출 호조를 보이는 K-뷰티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앞서 뛰어난 기술력을 앞세워 화장품 시장에 진출했던 제약사들의 성적표가 극명하게 갈렸던 만큼, 업황 호조가 곧 실적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 식자재 유통 계열사인 동원홈푸드는 지난달 서울회생법원 관리 아래 진행 중인 매각 절차에서 1세대 화장품 기업 참존의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공개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후보가 없으면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거래 규모는 수백억원대로 알려졌으며, 성사 시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첫 외부 기업 인수 사례가 된다.

hy(옛 한국야쿠르트)는 자체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HY7714'를 앞세운 뷰티 브랜드 '아이오셀'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hy는 2021년 소재 브랜드 'hyLabs'를 출범한 뒤 화장품·건강기능식품 업체에 원료를 공급해 왔으며, 지난해 원료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은 약 150억원을 기록했다. 장 건강 중심이던 프로바이오틱스 소재의 활용처를 피부와 이너뷰티, 펫푸드 등으로 넓히는 과정에서 원료 공급을 넘어 소비자 대상(B2C) 브랜드까지 내놓는 것이다.

식품사들이 뷰티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본업의 낮은 수익성이 자리한다. 올해 상반기 동원홈푸드를 자회사로 둔 동원F&B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3.6%였다. 대상(4.5%), 오뚜기(5.5%), 농심(6.7%), 풀무원(2.5%) 등 주요 식품사도 일제히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비상장사인 hy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조156억원, 영업이익 55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4%였다.

반면 9월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5억1000만달러(약 2조200억원)로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같은 달 농수산식품 수출이 4.7% 줄어드는 사이 화장품은 31.4% 늘었다. 업계에서는 화장품 시장이 진입장벽이 낮고 경쟁도 치열하지만 기회 요인이 분명한 만큼, 자본력과 유통 자산을 갖춘 기업들이 ODM을 활용해 신사업으로 뛰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과 제조를 ODM에 맡기면 마케팅과 유통에만 집중할 수 있어 소비재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시각이다.

hy가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활용처를 피부·이너뷰티 등으로 넓히며 자체 뷰티 브랜드 '아이오셀'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오셀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hy가 프로바이오틱스 소재 활용처를 피부·이너뷰티 등으로 넓히며 자체 뷰티 브랜드 '아이오셀'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오셀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 먼저 뛰어든 제약사들의 명암…"후광만으론 한계"

하지만 장밋빛 전망만 그릴 수는 없다. 먼저 시장에 뛰어든 제약사들의 성적표만 봐도 명암이 뚜렷하게 갈린다. 의약품 연구개발(R&D) 역량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웠다는 출발점은 같았지만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동국제약은 상처치료제 마데카솔과 같은 성분을 활용한 더마 브랜드 '센텔리안24' 등 화장품이 포함된 헬스케어 사업부 매출이 2023년 2331억원에서 지난해 3164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 사업부가 전체 매출의 40% 가까이를 차지했고, 최근 사명을 'DK센텔리안'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동아제약의 흉터 치료제 성분을 응용한 브랜드 '파티온' 매출도 같은 기간 132억원에서 246억원으로 늘었고, 한미사이언스의 약국 전용 브랜드 '프로캄' 역시 지난해 121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75% 증가했다.

반면 천억원대라는 적지 않은 손실을 본 곳도 있다. 셀트리온그룹 화장품 계열사인 셀트리온스킨큐어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1200억원을 웃돈다. 유한양행이 2015년 이후 600억원 넘게 투입한 유한코스메틱(옛 코스온)은 감사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된 끝에 2023년 상장폐지됐다. 동화약품도 2017년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 '활명'을 약 4년 만에 정리했다.

기술력과 인지도를 갖춘 제약사들 사이에서도 성과가 갈린 만큼, 뷰티 시장 호황이 새로 진입하는 식품사들의 성공으로 곧장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라는 후광은 초기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제품 매력도와 브랜드 경험에서의 차별화"라며 "업종과 관계없이 2030 여성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필살기가 없으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내수 침체로 본업의 수익성이 한계에 부딪히자 K-뷰티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잇따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브랜드 화장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더팩트 DB
국내 식품기업들이 내수 침체로 본업의 수익성이 한계에 부딪히자 K-뷰티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잇따라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국내 브랜드 화장품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더팩트 DB

◆ ODM 실적 변동성·참존 정상화…인디 브랜드와 경쟁도 과제

화장품 밸류체인 전반의 실적 변동성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푸드가 사모펀드를 통해 500억원을 투자한 색조 화장품 ODM 업체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1.6% 줄었고, 영업이익률은 2.2%에 그쳤다. 앞서 CJ제일제당도 2016년 화장품 원료 브랜드 '엔그리디언트'를 선보였다가 2년 만에 철수한 바 있다.

식품사들이 맞닥뜨린 현실적 장벽도 높다. 동원홈푸드가 인수를 추진 중인 참존은 5년 연속 적자를 내다 지난해 11월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지난해 매출은 181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줄었고 영업손실 53억원, 자본총계 마이너스(-) 352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이 본업인 동원홈푸드로선 화장품 브랜드 운영 경험이 전무한 상태에서 낡은 브랜드 이미지를 완전히 뜯어고쳐야 하는 이중고를 안게 됐다.

무엇보다 소셜미디어(SNS) 마케팅과 숏폼 트렌드에 기민한 '인디 브랜드'들과의 속도전이 최대 변수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신규 화장품 브랜드의 절반 이상이 출시 1~3년 안에 사라진다. 3개월 단위로 제품과 마케팅을 교체하는 인디 브랜드에 비해, 식품 대기업의 보수적인 의사결정 체계로는 올리브영, 무신사뷰티, 다이소 등 빠르게 변하는 유통 채널에 대응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기존 대기업 인프라가 초기에는 효율적일 수 있지만, 기존 인프라 활용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화장품 주요 소비층을 겨냥해 인디브랜드 수준으로 최적화된 운영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허들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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