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SK하이닉스와 손잡고 반도체 협력기업에 총 2조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 대기업과 은행권이 공동 출연한 재원을 바탕으로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제공하고, 은행들이 우대금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을 낮추고 국내 반도체 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은 지난 19일 경기도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SK하이닉스, 한국무역보험공사와 '반도체 산업 수출공급망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을 비롯해 4대 은행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SK하이닉스와 4대 은행은 총 1000억원을 공동 출연한다. SK하이닉스가 200억원, 은행권이 800억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이를 재원으로 출연금의 20배에 해당하는 총 2조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한다.
은행별 금융지원 규모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7500억원,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2500억원이다. 은행들은 한국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기반으로 SK하이닉스가 추천하는 협력기업에 운전자금 등을 공급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SK하이닉스와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포함된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와 부품, 장비를 공급하는 중소·중견기업에도 자금을 공급해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경영 안정을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협력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우대 혜택도 마련됐다. 한국무역보험공사는 3년간 100% 보증을 제공하며, 은행들은 최대 2.5%포인트 인하된 우대금리와 3년간 보증료 전액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협력기업은 자금조달 비용을 줄이고 원자재 구매와 생산 확대 등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7500억원 규모의 운전자금을 공급하는 한편 약 124억원의 보증료를 지원한다. 향후 수출입금융과 외환·환리스크 관리 등 협력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금융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은행 역시 75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선다. 보증료 전액 지원과 대출금리 우대에 더해 외국환수수료와 환율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협약식에서는 SK하이닉스 협력기업인 한양이엔지에 하나은행의 1호 보증서를 전달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각각 25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국민은행은 대출금액과 관계없이 3년간 보증료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라온로보틱스를 첫 보증서 수혜기업으로 선정했다. 신한은행도 협력기업을 대상으로 보증료 전액 지원과 보증비율 우대 등을 통해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번 협약은 은행권이 부동산과 가계대출 중심의 자금 공급에서 벗어나 국가 핵심산업의 성장과 중소·중견기업 지원을 확대하는 생산적 금융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특히 대기업과 은행권, 정책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재원을 마련해 협력기업까지 자금을 공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도 반도체 분야 상생 무역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날 기업 간담회에서 반도체 분야 상생 무역금융을 최소 5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연구개발(R&D)과 반도체 펀드, 인력 양성 등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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