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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라면에 약과·간장까지"…유럽 영토 넓히는 K-푸드 종합선물세트
국내 식품사 11곳, '시알 파리' 부스 꾸려
김정수·김동선 K-푸드 수장도 현장 챙겨
한국 전통 입맛을 현지화해 유럽에 전파


농심과 삼양식품이 자사 대표 제품인 신라면과 불닭을 들고 파스타 식문화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파리에 참가해 볶음면의 매운맛을 현지에 알리고 있다. /농심·삼양식품
농심과 삼양식품이 자사 대표 제품인 신라면과 불닭을 들고 파스타 식문화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파리에 참가해 볶음면의 매운맛을 현지에 알리고 있다. /농심·삼양식품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유럽인의 식탁에 한국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이 속속 오르면서 국내 기업들의 현지 시장 공략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시알 파리(SIAL Paris) 2026'에 국내 유수의 식품기업들이 대거 참가해 라면, 디저트, 전통 장류 등 다채로운 K-푸드를 선보였다.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과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 등 주요 기업 수장들도 현장을 찾았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파리가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파리 노르 빌팽트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지난 1964년 시작해 2년마다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약 28만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국내 기업들과 함께 'K-푸드 선도기업관'을 마련해 공동 마케팅에 나섰다.

전시관에는 롯데웰푸드, 농심, 삼립, 아워홈, 빙그레, 하림 등 식품기업 11곳이 참여해 87부스(778.5㎡) 규모의 대형 공간을 꾸렸다. 참가 기업들은 'THE TASTE YOU LOVE'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각 브랜드의 대표 제품을 통일감 있게 선보였다.

국내 기업들이 유럽 시장에 화력을 집중하는 배경에는 가파른 성장세가 있다. K-콘텐츠 열풍으로 한국 문화에 대한 친밀도가 높아진 데다, 건강과 맛을 갖춘 K-푸드가 서구인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유럽연합(EU) 권역 K-푸드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3.5% 증가한 7억2838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11.0%)과 중국(5.1%)의 수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이에 맞춰 기업들도 파스타, 디저트, 비건 등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제품으로 영토 확장에 나섰다.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과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도 시알 파리 현장을 찾아 직접 챙기고 있다. /삼양식품·한화M&S
김정수 삼양식품 회장과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도 시알 파리 현장을 찾아 직접 챙기고 있다. /삼양식품·한화M&S

◆ 파스타 먹는 유럽인에 신라면·불닭 '매운맛' 공략

국내 라면 시장 양강주자인 농심과 삼양식품은 유럽의 파스타 식문화를 겨냥해 자사 볶음면 제품인 신라면과 불닭 브랜드의 매운맛 라인업을 앞세웠다. 농심은 조용철 대표이사가, 삼양식품은 김정수 회장이 직접 현장을 챙겼다.

농심은 'Spicy Happiness In Noodles'를 테마로 신라면 부스를 조성했다. 전시장 야외 광장에는 신라면 조리 부스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직접 라면을 끓여보는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서구인에게 익숙한 크림과 로제 소스를 접목한 '신라면 로제'와 '신라면 툼바'를 전면에 내세웠으며, 신라면 로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유럽 시장에 처음 공개됐다. 농심은 파리 센강 비르아켐 다리 인근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프랑스 식재료를 조합한 '한강 라면' 문화도 함께 알렸다.

삼양식품은 메가 브랜드 불닭과 파스타 브랜드 탱글을 들고 나왔다. 부스에는 불닭의 새 마스코트 캐릭터 '페포' 대형 조형물과 포토존을 설치했다. 행사 기간 매일 네 차례 시식 행사를 열고 불닭볶음면 오리지널, 까르보불닭과 함께 탱글 3종(크리미 머쉬룸, 갈릭 오일, 불고기)을 선보였다.

삼양식품의 올해 상반기 유럽 수출액은 1905억원으로 전년 동기(746억원) 대비 155.4% 급증했다. 전체 매출 중 유럽 비중도 6.9%에서 12.8%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 K-디저트로 서구인 입맛 정조준…약밥부리또 눈길

롯데웰푸드, 삼립, 빙그레는 현지화한 K-디저트로 서구인의 입맛을 공략했다.

롯데웰푸드는 '스위트 숍(SWEET SHOP)'을 콘셉트로 빼빼로와 제로(ZERO), 죠스바, 스크류바, 쉐푸드 등을 소개하며 제과·빙과·가정간편식(HMR)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 롯데웰푸드의 올해 상반기 유럽·러시아 권역 매출은 전년(841억원) 대비 18.8% 뛴 999억원을 기록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삼립은 한국 민화를 소재로 한 'K-아뜰리에' 부스를 꾸렸다. 호떡, 호빵, 약과, 약밥부리또 등 한국의 맛을 현지인들에 전파했다. 특히 김치호빵과 마요소스, 조청소스, 약밥부리또는 독창적인 제품력을 인정받아 '시알 혁신상'에 선정됐다. 약밥부리또는 제품을 시식해볼 수 있는 '시알 테이스트'로도 만나볼 수 있다.

빙그레는 자사 전매특허인 바나나맛우유를 이번 시알 파리에서 처음 내놓았다. 아울러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식물성 메로나와 붕어싸만코 등도 선보이며, 비건을 지향하는 현지인들의 식문화를 겨누었다. 동시에 상온 음료인 메로나 스파클링도 새롭게 배치해 제품 카테고리를 넓혔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파리에서 국내 11개 식품기업과 함께 찾아 'K-푸드 선도기업관'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한국식품산업협회는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인 시알 파리에서 국내 11개 식품기업과 함께 찾아 'K-푸드 선도기업관'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 김, 밀키트, 김치, 간장도 유럽 현지인 식탁에 올라

아워홈과 샘표, 하림은 한식으로 유럽 현지 시장을 두드렸다. 특히 김, 밀키트, 김치, 소스 등을 다채롭게 펼쳐놨다.

아워홈은 온더고와 김치, 소스로 3대 전략 카테고리를 세우고 해남김페스토와 김스낵, 숯불갈비맛소스 등 150여종의 제품을 선보였다. 아워홈의 매직소바는 이번 박람회에서 냉동식품 부문 그랑프리에 선정됐고, 시알 혁신상도 수상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동선 사장도 현지 부스를 찾아 현지 바이어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샘표는 K-소스를 주력으로 내세워 요리에센스 연두, 유기농 고추장, 완두간장 등 장류를 소개했다. 채식 위주의 식단에서도 맛을 추구하는 현지 트렌드에 맞춰, 콩 발효 기술로 깊은 풍미와 감칠맛을 낸 순식물성 소스를 앞세웠다. 콩 알레르기가 있는 현지 소비자를 배려해 대두 대신 완두콩을 원료로 한 간장도 내보였다.

하림은 '퍼스트 키친(First Kitchen)'을 콘셉트로 식품 브랜드 더미식을 유럽 무대에 올렸다. 퍼스트 키친은 자연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드는 공간이자, 하림이 추구하는 식품 철학이다. 시알 파리에서는 더미식 장인라면과 오징어라면, 소스류 등을 유럽 바이어들에 소개했다.

한국식품산업협회 측은 "K-푸드가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만큼, 우리 기업의 다양한 제품과 혁신성이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비즈니스가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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