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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동상이몽'…점주·라이더·소비자 셈법 제각각
국감 후 입법 본격화…점주 "배달비 포함" vs 라이더 "단가 깎여"
배달비 튀는 풍선효과 경고…"수익 악화 주원인은 식재료비"


국정감사 이후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인 가운데, 점주와 배달 라이더, 소비자, 플랫폼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셈법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더팩트 DB
국정감사 이후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인 가운데, 점주와 배달 라이더, 소비자, 플랫폼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며 셈법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더팩트 DB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배달앱 수수료에 상한선을 씌우는 법안 논의가 국정감사 직후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불붙을 전망이다. 자영업자의 한숨을 덜어줘야 한다는 큰 틀의 방향에는 여야와 정부 모두 이견이 없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점주와 배달 라이더, 소비자, 플랫폼까지 각자의 처지에 따라 계산기가 완전히 엇갈리며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배달 수수료를 묶는 법안 3건이 1년 가까이 계류돼 있다. 법안들의 핵심은 수수료와 광고비 등을 주문 금액의 15% 안팎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다만 세부 쟁점으로 들어가면 차이가 크다. 중개·결제수수료와 광고비만 주문 매출의 15% 이내로 묶고 라이더 보수에 상·하한을 둘지(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영세 입점업체에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할지(김남근 민주당 의원), 배달비까지 포함한 총비용을 15% 이내로 묶을지(박정훈 국민의힘 의원) 법안마다 접근이 다르다. 국회 정무위는 국감 종료 직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여야 합의 처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점주 "배달비 묶어야" vs 라이더 "단가 깎여"…소비자 전가 우려도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들은 '배달비까지 포함한 총비용'을 묶어야 실효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음식점 매출에서 배달앱 관련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6.2%로 전년 대비 5.2%포인트(p) 늘었다. 지난해 도입된 차등수수료제가 실질적인 비용 절감으로 이어졌다는 응답은 15.1%에 불과했다. 수수료율이 조금 내려가도 배달비가 500원가량 올라버리니 자영업자가 느끼는 부담은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반면 도로 위를 달리는 라이더들은 '배달 보수 상한선' 추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법안에 라이더가 받는 배달료 상한이 들어가면 결국 기사들의 기본 배달 단가가 깎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배달플랫폼노조는 "라이더에게 배달비는 곧 월급"이라며, 수수료 규제로 줄어든 플랫폼의 손실이 기사들의 몫을 깎는 쪽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2만원짜리 음식을 시켰을 때 15% 상한을 두면 배달비와 플랫폼 수수료를 합쳐 쓸 수 있는 돈이 3000원에 그치는데, 현재 실제 배달 원가가 5000~6000원에 달한다는 점도 현실적인 걸림돌이다.

음식을 시켜 먹는 소비자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규제가 시작되면 플랫폼과 입점업체가 줄어든 마진을 메우기 위해 결국 소비자 부담 배달비를 올리거나 음식 가격을 띄우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최근 소비자 설문조사에서도 이용자 10명 중 7명이 상한제 도입 이후 본인이 내야 할 배달비가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플랫폼 업계 역시 "소비자와 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국 배달협력사 바른정책 실천을 위한 대표 모임 회원들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라이더를 배제한 수수료 논의를 반대하며 현장 목소리 반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전국 배달협력사 바른정책 실천을 위한 대표 모임 회원들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라이더를 배제한 수수료 논의를 반대하며 현장 목소리 반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던 중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 "외식업 마진 깎아먹은 건 식재료비"…영세 식당 역풍 경고도

학계에서는 외식업계의 경영난을 단순히 배달앱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6년간 외식업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평균 영업이익률이 23.0%에서 19.6%로 떨어진 사이, 매출에서 식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4.0%에서 40.8%로 치솟았다. 식재료 원가와 인건비, 매장 임차료 급등이 외식업계 수익성을 갉아먹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수수료 상한제가 보호가 절실한 골목의 영세 식당을 사지로 몰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문 금액 대비 비율로 상한선을 정하면 1만원짜리 단품 주문에서는 배달비 4000원만 발생해도 규제 한도를 훌쩍 넘기게 된다. 결국 배달 플랫폼들이 단가 손실을 피하기 위해 소액 주문이나 저가 메뉴를 파는 영세 식당을 화면 노출에서 뒤로 밀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유사한 상한제 도입 이후 대형 프랜차이즈에 밀려 영세 독립 음식점의 매출이 3.9%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결국 국회 법안 심사에서는 '배달비를 규제 총액에 포함할 것인가'와 '라이더의 보수 상한을 둘 것인가'가 최대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법 통과 시 광고비나 포장 수수료를 올려 규제를 우회하는 꼼수를 시행령으로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해관계자들의 셈법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만큼, 시장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정교한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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