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잔여 지분 확보 방식 주목

[더팩트|윤정원 기자] 신한금융지주의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둘러싸고 양사 주가가 엇갈렸다. 신한금융지주는 추가 자본 투입 부담에 하락했지만 롯데손보는 경영권 매각 가격을 기준으로 상승했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잔여 지분을 확보할 가격과 상장폐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신한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4.71% 내린 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롯데손보는 4.17% 오른 2620원에 정규장을 마감했다. 롯데손보 주가는 장중 2835원까지 올랐지만 신한금융이 최대주주 지분을 인수하기로 한 가격인 주당 2900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 대주주는 주당 2900원에 매각…소액주주 15.9%는 얼마 받을까
신한금융은 지난 13일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특수목적회사(SPC) 빅튜라를 통해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주당 매매가격은 2900원으로, 지분 100% 기준 기업가치는 약 9000억원이다. 이는 14일 롯데손보 종가보다 약 10.7% 높은 가격이다.
신한금융은 금융당국 승인 등 절차를 거쳐 나머지 지분 22.96%도 확보한 뒤 롯데손보를 기존 계열사인 신한EZ손해보험과 통합할 계획이다. 롯데손보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만큼 완전자회사 편입 과정에서 상장폐지가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완전자회사 편입이 이뤄지면 상장폐지도 후속 절차로 추진될 수 있다. 다만 향후 주가와 시장 상황에 따라 지분 확보 방안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에게는 잔여 지분을 어떤 가격과 방식으로 확보할지가 관건이다. 롯데손보의 올해 6월 말 기준 전체 발행주식은 3억1033만6320주다. 최대주주 빅튜라 외에 호텔롯데가 약 5%, 소액주주들이 약 15.9%를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 보유 지분은 약 4934만주다. 여기에 이번 경영권 지분 인수가격인 주당 2900원을 적용하면 약 1431억원 규모다. 빅튜라 보유분과 자기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외부주주 지분 전체를 같은 가격에 취득한다고 가정하면 약 2031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
다만 JKL이 계약한 주당 2900원이 일반주주에게도 그대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신한금융이 공개매수를 선택하면 별도의 매수가격을 제시하게 된다. 포괄적 주식교환을 활용할 경우 롯데손보 주식을 신한지주 주식과 일정 비율로 교환할 수 있다. 지분 확보 방식에 따라 소액주주들이 받는 대가도 달라지는 셈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현재는 최대주주 지분에 대한 인수 계약만 체결한 단계"라며 "금융당국 승인 등 선행 절차가 남아 있어 소액주주 지분 취득가격과 상장폐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과거 오렌지라이프 인수 당시 포괄적 주식교환을 활용한 경험이 있다. 2019년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확보한 뒤 남은 지분을 주식교환으로 취득했다. 당시 오렌지라이프 주식 1주당 신한지주 주식 0.6601483주를 배정했으며, 오렌지라이프는 2020년 2월 14일 상장폐지됐다.
KB금융은 다른 방식을 택했다. 2017년 KB손해보험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당시 종가보다 17.9% 높은 주당 3만30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다. 이후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주주들의 지분은 주식교환으로 확보했다. 롯데손보 역시 신한금융이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회수 조건이 달라질 전망이다.

◆ 신한지주 4.71% 하락…증권가 "인수 부담 최대 2조원"
롯데손보 소액주주들이 지분 매각 조건에 주목하는 가운데 신한지주 투자자들에게는 인수 이후 필요한 자금이 부담으로 부각됐다. 최초 지분 인수대금 6933억원에 잔여 지분 확보 비용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까지 더하면 실제 투입액은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신한금융이 지난 13일 애널리스트 대상 설명에서 제시한 예상 재무 부담은 약 1조2000억원이다. 최초 지분 인수에 약 7000억원, 잔여 지분 확보에 2000억원, 자본확충에 3000억원을 투입하는 계산이다. 회사는 외부 자금조달 없이 그룹 내 자본을 재배치해 인수를 진행하고 기존 주주환원 정책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3000억원의 자본확충 계획에는 기존 신한EZ손보 운영에 대한 판단도 반영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EZ손보를 단독으로 운영할 경우 연간 150억~200억원의 손실이 지속되면서 향후 5~6년간 약 3000억원의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손보사를 계속 육성하는 대신 롯데손보 인수 이후 자본확충에 해당 자금을 활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롯데손보의 취약한 자본건전성은 인수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해 6월 말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지급여력(K-ICS)비율은 -5.4%에 그쳤다. 신한금융은 3000억원의 유상증자와 무상감자 등 자본구조 개편을 통해 기본자본 비율을 약 38%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 기본자본 K-ICS비율 50% 규제가 도입되지만 2035년 말까지 경과조치가 적용된다. 이 기간에도 단계별 이행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신한금융은 초기 자본확충 이후 보험 영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축적해 규제 기준을 맞추겠다는 구상이다.
증권가에서는 회사가 제시한 금액보다 실제 비용이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한다. NH투자증권은 인수·합병 관련 비용과 실적 정상화를 위한 투자,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보험계약마진(CSM) 감소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총비용이 1조5000억~2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회사가 제시한 예상액보다 최대 8000억원 많은 규모다.
자본건전성 개선 과정에서 추가 증자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영임 SK증권 연구원은 "2035년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적인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 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롯데손보의 자본비율이 개선된 만큼 금리 환경이 달라지면 회사가 기대하는 자본확충 효과도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도 추가 증자 가능성을 제기했다. 향후 계리가정 선진화와 할인율 현실화, 원칙모형 전환 등을 반영하면 롯데손보의 CSM이 현재 약 2조2000억원에서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설 연구원은 "추가 증자 가능성이 상존할 전망"이라며 실적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자본 부담을 경계했다.
신한금융은 일부 증권사의 자본 부담 추산에는 이견을 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롯데손보가 무·저해지보험의 해지율 산출에 적용해 온 예외모형을 원칙모형으로 변경할 때 발생하는 약 3100억원의 영향을 기본자본 부족분에 추가로 반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수에 필요한 자본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재무적 부담은 주주환원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아니다"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번 거래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회사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롯데손보에서 2035년까지 배당금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 역시 인수가격과 그룹 내 시너지를 통한 중장기 수익성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보통주자본비율(CET1) 하락과 추가 자본 투입에도 상당 기간 롯데손보로부터 배당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주의 현금 흐름 관점에서는 일부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가 보유한 약 334만명의 고객과 상반기 말 기준 약 2조2000억원의 CSM을 활용해 손해보험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한EZ손보와 통합해 중복 비용을 줄이고 그룹의 금융 채널과 디지털 역량을 결합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통합 이후 3년 이내 보험 부문에서 연간 1200억원 이상의 그룹 손익을 창출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을 0.2%포인트 높이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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