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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국감] "나쁜 선례 1호"…쿠팡 '공정위 현장조사 거부' 여야 질타
쿠팡 부사장 "절차적 권리구제" 항변
여야 "공권력 정면도전…정무위 대응 논의
공정위원장 "조사 불응 제재 강화"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국회=배정한 기자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용석 우아한형제들 부사장.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현장조사를 거부한 사태를 두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여야의 집중 질타가 쏟아졌다. 쿠팡은 "정당한 절차적 권리구제"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은 반면, 여야 위원들은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정무위 차원의 공동 대응과 입법 보완을 예고했다.

주성원 쿠팡 총괄부사장은 12일 국회 정무위 공정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현장조사를 거부했다는 지적에 대해 "사전통지 절차를 거쳐 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라며 조사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조사 거부 경위를 묻는 질의에는 "기업의 절차적 권리구제 차원"이라며 "여러 부서가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도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되는 조사에는 성실히 협조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쿠팡은 지난 8월 할인행사 비용 전가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현장조사를 거부했다. 조사 7일 전 서면 통지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은 현장조사 결정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으나 서울고법은 지난달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고, 쿠팡은 지난달 28일 대법원에 재항고했다. 이와 별개로 공정거래법 현장조사에서 내려진 10년 치 자료 제출 명령에 대해서도 집행정지를 신청해 현재 법원으로부터 잠정 정지 결정을 받아낸 상태다.

◆ "나쁜 선례 1호"…여야 "공권력 정면 도전"

이에 대해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피조사업체인 쿠팡이 공정위에 증거인멸 우려를 입증하라며 현장 출입을 막아선 것"이라며 "그냥 두면 다른 유통사들도 똑같이 따르는 '나쁜 선례 1호'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무위 차원의 결의문 채택이나 위원장·여야 간사 명의의 공동 논평을 제안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 역시 "2012년 대규모유통업법 시행 이후 기업 거부로 공정위 현장조사가 무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쿠팡이 불리할 때만 미국 기업이라는 방패 뒤에 숨고 있다. 미국 증시 상장이 우리 법과 제도를 무시하는 특혜 면허가 돼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공권력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날을 세웠고, 전현희 의원은 "재항고만으로는 현장조사 결정의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며 즉각적인 조사 재개를 주문했다. 유동수 정무위원장은 여야 간사에게 대응 방안 협의를 요청하며 "기업이 증거인멸 우려를 입증하라는 식으로 조사를 막을 수 없도록 입법 보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위원들의 질타에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무겁게 보고 있다"며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지면 경제적 약자의 최후 보루인 공정거래법 집행이 불가능해진다"고 답했다. 이어 "대규모유통업법은 지난 15년간 사전 예고 없이 집행돼 왔고, 행정조사기본법 역시 증거인멸 우려가 있으면 사전 통지 없이 조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조사 불응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고 조사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한국소비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 납품업체 비용 전가 공방…쿠팡 "직매입이라 구조 달라"

현장조사의 발단이 된 할인 비용 전가 의혹은 국회 자료 제출 공방으로 번졌다. 박성훈 의원은 판매자 할인 비용 부담 자료를 네이버·SSG닷컴·G마켓·11번가는 모두 냈지만 쿠팡만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쟁점은 경쟁사 가격과의 차액만큼 쿠폰을 자동 발행하는 '가격 매칭 쿠폰(PMC)'이다.

주 부사장은 쿠팡의 거래 구조가 타사와 다르다며 비용 전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주 부사장은 "가격 매칭 쿠폰은 전적으로 쿠팡이 재원을 부담하는 구조"라며 "매입가가 한 번 결정된 이후 변경되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 대부분을 차지하는 로켓배송은 직매입 구조로, 매입 이후 재고 부담과 비용은 모두 쿠팡이 진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이 "그렇다면 억울함을 증명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출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자 주 부사장은 "타사는 오픈마켓 기준으로 자료를 낸 것으로 보인다"며 의원실에 찾아가 직매입 구조를 상세히 설명한 뒤 필요한 자료가 있으면 논의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지난 9일 발생한 서비스 장애와 이에 따른 보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당시 자정 무렵부터 약 2시간 동안 쿠팡과 쿠팡이츠의 애플리케이션·웹사이트 접속이 먹통이 되면서 주문 취소와 배달 중단이 속출했고, 택배기사들은 배송 앱 오류로 업무를 멈춘 채 대기해야 했다. 이강일 의원은 "2시간 동안 입점업체가 입은 매출 손실과 라이더의 소득 감소는 누가 책임지느냐"며 "택배기사에게 퇴근 시간만 늦춰준 게 무슨 보상이냐"고 몰아세웠다.

주 부사장은 "불편을 겪으신 모든 분께 죄송하다"며 "유형별 보상안을 마련해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국감 종료 전까지 전체 보상안을 제출하라는 요구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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