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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현장] 220만 외국인 고객 잡기 나선 카뱅, 대출 확대엔 "신용평가가 숙제"
AI 번역 오류·명의도용 우려에 보완책 강조…스테이블코인 연계도 검토

12일 카카오뱅크는 동대문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Press Talk)'을 열었다.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확대 가능성과 수익성,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대책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동대문=이선영 기자
12일 카카오뱅크는 동대문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Press Talk)'을 열었다.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확대 가능성과 수익성,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대책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동대문=이선영 기자

[더팩트ㅣ동대문=이선영 기자] "외국인에게 자체적으로 대출을 제공하려면 한국인과는 다른 신용평가 모델과 인프라가 필요합니다. 자체 대출은 장기적으로 접근할 예정입니다."

카카오뱅크가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종합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며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나섰다. 계좌 개설부터 체크카드, 해외송금까지 국내 고객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12일 카카오뱅크는 동대문구 노보텔 앰버서더에서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Press Talk)'을 열고 외국인 전용 금융서비스의 주요 기능과 향후 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은 외국인들이 겪는 금융 접근성 문제를 지적하며 "한국인과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카카오뱅크가 생각하는 방향성"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서비스는 국내 거주 만 19세 이상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다.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으면 영업점 방문 없이 약 5분 만에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별도 외국인 전용 앱이 아닌 기존 카카오뱅크 앱에서 통장과 카드, 해외송금 등 50여종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현장 질의응답에서는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 확대 가능성과 수익성, 비대면 금융사고 예방 대책 등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외국인 대상 여신 사업 진출 여부도 관심이 쏠렸다. 카카오뱅크가 계좌 개설과 카드 발급 서비스를 선보인 만큼 향후 비상금대출 등 자체 대출 상품으로 영역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배 캠프장은 "외국인 대상 자체 여신 서비스는 아직 본격적으로 검토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외국인은 한국인과 다른 신용평가 모델이 필요하고, 자체 대출을 제공하려면 그에 따른 별도의 인프라도 구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전용 신용평가 모델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체류기간과 소득·고용 형태의 차이를 꼽았다.

그는 "외국인은 체류기간이 정해져 있어 국내를 떠날 경우 한국인과 다른 신용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며 "급여나 직장의 형태도 다른 만큼 한국인의 신용평가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당분간 외국인의 필수 금융서비스에 집중하고, 내년에는 예적금과 오픈뱅킹, 대출비교 서비스 등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체 대출은 이보다 장기적인 과제로 남겨뒀다.

외국인 시장 진출에 따른 구체적인 사업 목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이 약 220만명에 달하는 가운데 카카오뱅크가 어느 정도의 고객을 확보하려는지, 예상 수익과 손익분기 시점은 언제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 서비스는 수익적인 비즈니스 관점보다는 외국인들의 불편과 불안을 덜어주려는 포용적인 관점에서 시작했다"며 "외국인 고객들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면 일간활성이용자수(DAU)나 수신 잔고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숫자는 정해두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해외송금 제휴사인 한패스와 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활용해 마케팅을 진행할 방침이다.

AI 번역의 정확성 문제도 언급됐다. 카카오뱅크는 영어와 중국어, 베트남어 등 다국어 지원을 위해 AI 번역 기술을 도입했지만 금융상품 설명이나 약관이 잘못 번역될 경우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배 캠프장은 "AI 기술이다 보니 완전한 번역을 하지는 못한다"고 인정하면서도 "한 개의 AI가 번역한 내용을 그대로 출력하는 구조가 아니라 여러 AI가 번역과 검증, 수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 출시 전 전문 번역가의 번역 결과와 AI 번역 결과를 비교하는 개념검증(PoC)도 진행했다"며 "AI가 실수하는 부분도 있지만 금융 지식과 맥락을 더 잘 반영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만 번역 기술 자체를 개발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는 구글의 번역 기술과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하면서 이를 결합한 번역 구조에 대해서는 특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좌 개설 절차가 간편해지면서 명의도용과 금융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외국인 고객은 체류기간이 만료된 이후 계좌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배 캠프장은 "체류기간이 만료되면 거래를 단계적으로 차단하는 프로세스를 마련했다"며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서 의심 거래가 확인되면 셀카 인증을 요구하는 등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 해외송금 서비스와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간 연계 가능성도 언급됐다.

카카오뱅크 측은 "현재 출시하는 서비스에서 스테이블코인과의 연계를 구체적으로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외국인 고객에게도 관련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법제화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연구하면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외국인 서비스를 시작으로 장기 거주 외국인뿐 아니라 방한 외국인과 재외국민으로 고객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배 캠프장은 행사 말미에 "서비스 출시 전 베타테스터를 모집했을 때 하루 이틀 만에 100명이 넘는 외국인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며 "보상도 필요 없이 서비스를 사용해 보고 불편한 점을 알려주고 싶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금융서비스 이용에 얼마나 큰 불편을 겪고 있는지, 좋은 금융서비스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큰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외국인들의 피드백을 하나하나 담아 서비스를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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