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통고·웰리브지회와 첫 원청교섭 결론 못 내…재교섭 돌입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한화오션이 정규직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하청노조와의 원청교섭까지 겹치며 노사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정규직 노조 지회장과 하청노조 조합원들이 각각 고공농성에 나서면서 노사 갈등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1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올해 임단협 교섭을 진행해 왔지만 아직 잠정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지난달 30일부터 기존 주 2회였던 실무교섭을 매일 진행하는 집중교섭 체제로 전환했지만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 지급 기준, 정년 연장 등을 둘러싼 입장차가 남아 있다. 사측은 지난 7일 교섭에서 기본급 11만 5000원과 승급·승격분 2만 3689원 등 총 13만 8689원 인상, 일시금 75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노사 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한화오션 노사는 지난 7일까지 26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은 지난 7일 3차 제시안을 냈지만 노조는 조선업 호황에 걸맞은 임금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900% 지급, 정년 연장,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섭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김유철 금속노조 한화오션지회장은 지난 8일 거제사업장 내 크레인에 올라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사측이 3차 제시안을 사실상 최종안으로 통보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사측은 고공농성 다음 날인 9일 정인섭 경영지원실장(사장) 명의의 담화문을 통해 고공농성 중단을 촉구했다. 정 사장은 "안전과 생산을 위협하는 것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크레인 위가 아닌 협상장에서 논의를 이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청노조와의 원청교섭도 또 하나의 노사 변수다. 한화오션은 지난 8일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지회 측과 첫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웰리브는 조선소 내 급식·세탁·통근버스 등을 담당하는 도급업체이다. 양측은 이번 주 다시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번 교섭은 지난 3월 개정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한화오션 하청노조가 원청에 교섭을 요구한 지 약 7개월 만에 이뤄졌다. 중앙노동위원회는 급식과 출퇴근 버스 운행, 시설관리 등을 담당하는 도급업체 웰리브 소속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에 한화오션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고 원청교섭 의무를 인정했다. 한화오션이 이에 불복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은 지난 1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원청교섭을 요구하며 고공농성 중이던 하청노동자 6명 가운데 2명은 지난 8일 교섭 참석을 위해 지상으로 내려왔다. 나머지 4명은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하청노동자에 대한 성과급 차별 해소와 원청교섭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30일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하청노조는 12일부터 2차 원청교섭에 돌입한다.
한화오션은 정규직 노조와의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하청노조와의 교섭 의제와 범위를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규직 노조와 하청노조의 요구는 별개의 사안이지만, 양측의 농성이 사업장 내에서 동시에 이어지면서 안전과 생산에 미칠 영향도 부담으로 떠올랐다.
특히 웰리브지회와의 교섭은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원청의 사용자성을 둘러싼 실제 교섭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원청이 하청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 교섭 의무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지를 둘러싼 논의가 향후 조선업계의 원·하청 교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오션은 하청노조와의 첫 교섭 이후 다음 주 협의를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정규직 노조와의 임단협도 매일 교섭을 통해 타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두 교섭의 핵심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고 고공농성까지 겹친 만큼 노사 갈등이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하청노조와의 교섭에 관해 "고용노동부 지도에 따라 성실히 교섭에 임했으며 이번 주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며 "그러나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불법 점거 농성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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