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노무관리는 고영향 AI 미해당"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배달 플랫폼 업체들의 인공지능(AI) 배차 시스템과 시간제한 프로모션이 배달 라이더들을 위험 운전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정작 입법을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기본법상에서는 플랫폼의 노무 관리 영역이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배달 플랫폼의 불투명한 알고리즘과 배차 관리 시스템을 집중 질타했다.
이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구교현 라이더유니온(배달플랫폼노조) 지부장은 배달 플랫폼의 'AI 추천 배차'와 '시간제한 미션'이 라이더들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구 지부장은 "평상시 단가를 매우 낮춰놓은 상태에서 '1시간에 3건을 완료하면 1만원을 더 준다'는 식의 미션을 걸어 일을 시킨다"며 "콜이 늦게 들어와 20분 안에 2건을 처리해야 할 경우 황색 신호로 바뀔 때 지나갈지 말지 목숨을 걸고 갈등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신호를 위반해 건수를 채우면 보상을 받지만, 지키면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구조 탓에 극심한 사고 위험과 압박감에 시달린다는 설명이다.
알고리즘의 불투명성에 대한 성토도 이어졌다. 구 지부장은 "정부 회의나 사측과의 교섭에서 배차 기준 설명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단 한 번도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며 "라이더들은 어떻게 해야 회사가 더 좋은 콜과 높은 단가를 줄지 스스로 추측해가며 일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고와 징계, 임금 책정이 모두 알고리즘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기본 요소와 가중치에 대해 최소한의 설명 의무가 법적으로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선민 의원은 이러한 현장 증언을 토대로 정부의 안일한 법안 설계를 꼬집었다. 김 의원은 "AI 기본법상 '영향받는 자'는 AI가 내린 주요 기준을 설명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정하고 있지만 요구할 절차도, 거부당했을 때 다툴 절차도 없다"며 "업무 배정과 보수 산정, 배차 제한 등 노무 제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판단을 법적 영향 범위 안에 넣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배달 라이더 관리 등 노무 관리 분야는 현재 '고영향 AI' 적용 분야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가이드라인 등을 통해 사업자의 판단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장 의견을 토대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지속해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AI 기본법 제2조 제4호에 따르면 대통령령에 위임한 사항이 있어 국회가 시행령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거듭 당부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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