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지분가치 자기자본 66%…IB·트레이딩은 적자 전환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장병호 대표가 이끄는 한화투자증권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발판으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진입과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다만 투자은행(IB)과 트레이딩 부문이 동시에 적자로 돌아선 가운데 두나무 지분 가치가 자기자본의 3분의 2 수준까지 불어나면서 본업 수익성 회복과 투자자산 쏠림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진입 ‘성큼’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 자본확충은 종투사 진입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종투사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증권사 가운데 금융당국의 지정을 받은 사업자로,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확대되고 전담중개업무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올해 6월 말 별도 기준 자기자본은 2조2674억원이다.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종투사 기준인 3조원에 한층 가까워진다.
장 대표가 종투사 도전과 함께 힘을 싣고 있는 또 다른 축은 디지털자산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전통 금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아우르는 자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쟁글에 100억원, 크리서스에 180억원, 기관용 블록체인 '캔톤 네트워크' 운영사 디지털에셋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 두나무에 1.5조 집중…자기자본 66%
투자 무게중심은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쏠려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5978억원을 들여 두나무 주식 136만1050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에 보유 지분율은 5.94%에서 9.84%로 높아졌다.
6월 말 기준 두나무 지분 장부가액은 1조5068억원으로 한화투자증권 별도 자기자본의 66.5%에 달한다.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지분증권 가운데 두나무 비중도 약 70% 수준이다.
현재까지 투자 성과는 긍정적이다. 상반기 두나무 지분 평가액이 1977억원 증가했다. 다만 두나무 지분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으로 분류되는 만큼 기업가치가 하락하면 평가손실이 자기자본에 반영될 수 있다. 투자 규모가 커진 만큼 두나무 기업가치 변화에 대한 한화투자증권의 자본 민감도 역시 높아진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변수다. 양측이 추진하는 포괄적 주식교환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와 금융당국 인허가 등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까지 맞물리면서 향후 제도 설계에 따라 거래 구조와 일정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결합 이후 사업 시너지가 현실화하면 두나무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심사가 장기화되거나 거래 구조가 변경될 경우 두나무 기업가치 재평가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두나무 투자 비중을 크게 높인 한화투자증권 입장에서도 관련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 IB·트레이딩 나란히 적자…본업은 ‘숙제’
두나무 투자 확대와 달리 본업의 수익성은 주춤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고 당기순이익은 462억원으로 30.6% 감소했다.
특히 향후 종투사 사업 확대의 핵심인 IB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상반기 IB 순영업수익은 107억4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2% 감소했다. IB 영업손익도 지난해 상반기 182억원 흑자에서 올해 40억8900만원 적자로 돌아섰다. 금리 상승에 따른 자금조달 시장 위축과 부동산 관련 사업 부진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트레이딩 부문도 순영업수익이 162억800만원으로 65.3% 감소했다. 영업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278억원 흑자에서 올해 28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금리 상승 과정에서 보유 채권의 평가 부담이 커진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자산관리(WM) 순영업수익은 2101억원으로 156.9% 증가했고 법인영업(홀세일)도 361억원으로 96.9% 늘었다. 그러나 IB와 트레이딩의 부진을 상쇄하지 못하면서 전체 순이익은 감소했다.
결국 장 대표가 최대 9000억원의 자본확충을 발판으로 종투사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본업 경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관건이다. 기업금융과 인수금융 등 IB 수익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자기자본의 66.5%까지 커진 두나무 투자를 실질적인 디지털금융 사업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
장 대표는 "이번 자본확충은 단순한 외형 성장을 넘어 안정적인 재무 기반을 바탕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을 주도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도약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선도 금융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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