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한국서 2번 쓴맛' 우버 업은 배민…쿠팡이츠 추격 떼놓고 독주 굳힐까
배민 모회사 딜리버리히어로 인수 나서
우버엑스·우버이츠로 한국서 두 번 철수
쿠팡이츠 기세 속 '우버 뒷배' 만난 배민


미국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배달의민족(배민)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배달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우버는 배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미국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배달의민족(배민)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인수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배달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우버는 배민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미국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배달의민족(배민)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 인수에 본격 착수하면서 국내 배달 시장의 판도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급성장한 배달 시장은 현재 배민과 쿠팡이츠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최근 두 회사 모두 기존 음식 배달을 넘어 퀵커머스(장보기)로 전선을 넓히며 주도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쿠팡의 강력한 유료 멤버십(와우 회원)을 앞세운 쿠팡이츠의 맹추격에 맞서 배민이 '우버'라는 막강한 글로벌 자본을 등에 업고 독주 체제를 굳힐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버는 전날 공정거래위원회에 DH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 사전심사 신청서를 냈다. 통상 기업결합 심사는 지분 인수 계약 완료 후 진행되지만, 우버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진출 의지를 피력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심사를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우버가 낸 입장문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 우버는 "DH 인수가 한국 시장에서 갖는 중요성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사전심사를 요청했다"며 "한국 시장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법·제도에 대한 깊은 존중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우버의 DH 주식 전량 취득(공개매수) 건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에 돌입했다. 우버는 오는 11월 인수 청약을 거쳐 DH 주식 '50%+1주' 이상 확보를 전제로 각국 경쟁당국의 승인을 얻어 내년 하반기 인수를 매듭지을 방침이다.

DH는 싱가포르 합작법인 우아DH아시아를 통해 국내 배달앱 1위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을 지배하고 있다.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기준 우아DH아시아가 99.98%, DH 본사가 0.02%를 쥐고 있어 사실상 지분 100%가 DH 소유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기업결합 신청은 지분 인수를 마친 뒤 사후 진행된다"며 "하지만 이번 건은 심사 주체가 우아한형제들이 아닌 최상단 모회사인 DH와 우버인 만큼, 선제적으로 사전 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버는 글로벌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는 두 차례 실패한 전적이 있어 이번 배민 인수가 승부수가 될지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우버는 글로벌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차량 호출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다만 한국 시장에서는 두 차례 실패한 전적이 있어 이번 배민 인수가 승부수가 될지 주목된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 모빌리티·딜리버리 결합 '우버원' 국내 도입되나

우버는 차량 호출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520억1700만달러(약 78조6000억원)에 달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 호출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886억달러(약 284조9000억원)로 추산되며, 우버는 이 중 약 30%를 점유하고 있다.

우버는 올해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2.2% 오른 141억9100만 달러를 기록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력인 차량 호출 서비스 외에도 배달앱 '우버이츠'를 통해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서 사업을 전개 중이다. 업계에서는 우버가 이번 DH 인수를 통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통합 멤버십 '우버원(Uber One)' 모델을 더욱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우버원은 우버가 지난 2021년 선보인 유료 멤버십으로, 모빌리티(차량 호출)와 딜리버리(음식 배달) 혜택을 결합한 서비스다. 현재 우버원 가입자 수는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5000만명을 돌파했다. 우버 입장에서는 이용자 수가 3000만명대를 넘는 한국 배달 시장이 결코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무대인 셈이다.

다만 우버는 한국 시장에서 이미 두 차례나 쓴맛을 봤다. 2014년 출시된 '우버엑스'는 일반 차량 소유자가 운전자로 변해 승객을 태우는 승차 공유 플랫폼이었으나, 기존 택시업계의 거센 반발과 국내 여객자동차법(유상운송 금지) 위반 논란에 부딪혀 서비스를 중단했다. 2017년 국내에서 선보였던 배달앱 우버이츠 역시 배민과 요기요 등 토종 플랫폼에 아성을 넘지 못하고 2년 만에 한국을 떠나야 했다.

우버는 7년 만에 한국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거와 같은 직접 진출 대신 국내 1위 배달앱인 배민 모회사를 통째로 인수해 단숨에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우버는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의지로 이번 변화가 지속적인 혁신과 투자를 이끌고 시장 경쟁을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배민의 우수한 인재와 상징적인 브랜드, 현지 특화된 기술 역량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우버가 공정위 기업결합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배민의 경영권까지 단숨에 확보한다. 이 경우 배달 시장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쿠팡이츠에 견제구를 날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도 쏠린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우버가 공정위 기업결합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배민의 경영권까지 단숨에 확보한다. 이 경우 배달 시장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쿠팡이츠에 견제구를 날릴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도 쏠린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 장보기로 전선 넓힌 배민·쿠팡이츠…우버 등판에 승기 굳히나

우버가 공정위 기업결합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배민의 경영권까지 단숨에 확보한다. 이는 고래가 고래를 삼키는 꼴로, 최근 장보기 영역에서 쿠팡이츠와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배민에게 강력한 자본력을 갖춘 든든한 뒷배가 생기게 된다.

국내 배달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거래액은 2019년 9조원에서 2025년 40조원으로, 6년 만에 4배 이상 급증했다. 이 기간 배달의민족 연 매출(연결 기준)은 5654억원에서 5조283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몸집을 키웠다. 2019년 5월 배달업에 뛰어든 쿠팡이츠 역시 지난해 매출 2조9006억원을 달성하며 맹추격 중이다.

이용자 수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민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아이폰(iOS) 유저를 포함해 정확한 통합 집계를 시작한 2021년 3월 1892만명에서 2026년 8월 2440만명으로 29.0% 늘어난 반면, 쿠팡이츠는 같은 기간 459만명에서 1444만명으로 214.6% 폭증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 수가 약 1500만명에 달하는 데, 쿠팡이츠가 사실상 이를 그대로 흡수하며 매서운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쿠팡은 와우 회원에 쿠팡이츠의 무제한 무료 배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배달앱 선두 자리를 두고, 대형 유통업체까지 잇달아 입점시키며 장보기 경쟁도 펼치고 있다. 현재 양사 모두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손잡고 앱 내 장보기 서비스를 전개하고 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는 양사의 전략적 차이가 두드러진다. 배민은 이마트와 밀착해 노브랜드도 입점시킨 반면, 쿠팡이츠는 롯데슈퍼를 단독으로 품으며 맞불을 놓았다. 그 외 GS더프레시와 이마트 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등 주요 SSM 브랜드들은 양사 플랫폼에 모두 입점해 있다.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역시 양사 플랫폼에 공통으로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이커머스의 중심축이 쿠팡이나 컬리의 새벽 배송이었다면, 이제는 주문 후 1시간 내 물건을 받는 퀵커머스로 바뀌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단순한 빠른 배송을 넘어 원하는 시간대에 물건을 받길 원함에 따라, 배달앱 역시 이를 흡수하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이러한 시기에 한국 배달 시장에 등판한 우버가 단순 배달앱을 넘어 장보기 영역에 어떤 투자를 단행하고, 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재편될지는 현재로서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