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CU·BBQ 등 생산·유통망 확대…현지 시장 접점 강화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국내 식품·유통·외식업계가 카자흐스탄을 발판 삼아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에 직접 생산시설을 짓거나 독자적인 유통·물류망을 구축해 카자흐스탄 내수시장을 선점하고, 나아가 인접 국가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려는 포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15일 카자흐스탄 알라타우시 총괄청과 식품 생산공장 건설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알라타우 신도시 내 식품 생산과 물류 인프라, 제조 자동화 등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중앙아시아 K-푸드 수출 전진기지를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제조업계에서도 카자흐스탄을 유라시아 진출 거점으로 낙점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KT&G는 지난해 4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주에 연면적 5만2000㎡ 규모의 신공장을 준공했다. 생산설비 3기를 갖춰 연간 45억개비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KT&G는 이 공장을 유럽과 독립국가연합(CIS) 등 유라시아 시장 수요를 흡수하는 핵심 생산·수출 거점으로 삼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KT&G의 카자흐스탄 사업이 현지 생산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와 해외 직접사업 강화의 사례라고 분석했다. KT&G의 카자흐스탄 담배 시장점유율은 2022년 5.1%에서 지난해 9.6%로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현지 공장 생산량의 약 40%는 키르기스스탄,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아르메니아 등 인접 5개국으로 수출되며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통망을 확보해 국내 식품의 현지 안착을 돕는 '동반 진출' 모델도 자리 잡았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2024년 3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1호점을 내며 중앙아시아 시장의 문을 열었다. 현지 파트너사인 신라인(Shin-Line)의 편의점 전문 신설 법인 'CU Central Asia'와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맺고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BGF리테일은 신라인에 물류센터와 식품 제조센터 등 유통 인프라 노하우를 전수하며 카자흐스탄 최초의 '유통사 전용 물류센터' 설립을 이끌어냈다. 기존에 제조업체가 유통 채널에 직접 납품하던 관행을 깨고 체계적인 공급망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70개 점포를 운영 중인 CU는 오는 2029년까지 매장을 5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CU의 유통망은 국내 식품 기업들의 진출 통로로도 기능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3월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과 컵커피 '프렌치카페 로스터리'를 카자흐스탄 CU에 납품하며 중앙아시아 시장에 첫발을 디뎠다. 최근 알마티에서 열린 'K-밀크 페스티벌'에도 참가해 멸균 우유와 두유 등을 선보이며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외식 업계 중에서는 제너시스BBQ그룹의 행보가 두드러진다. BBQ는 지난 4월 알마티 대형 쇼핑몰 '메가 알마아타'에 약 78㎡ 규모의 현지 1호점을 오픈했다. 알마티 1호점을 교두보로 삼아 카자흐스탄 전역으로 가맹망을 넓히고, 연내 100호점 출점을 목표로 현지화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이 카자흐스탄에 주목하는 까닭은 탄탄한 젊은 인구 구조와 경제 성장에 비해 현대식 유통망이 아직 초기 단계여서 선점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카자흐스탄은 젊은 연령층이 많아 소비를 이끌 수 있는 인구가 충분한 데다 한류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 진출하기에 적합한 시장"이라며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인구와 소비 여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앙아시아는 사실상 육상 운송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다른 지역보다 물류센터 등 유통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토가 넓고 국가 간 이동거리도 긴 만큼 현지에서 물류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사업 확대를 위한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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