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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 유동비율 악화에 메디톡스 '5000억 청구'까지…재무 부담 주목
유동비율 88.5%로 하락
메디톡스 나보타 판매 금지 청구 유지, 매출 비중 21% 확대
대웅 "5000억 확정 아냐, 사업 영향 없어"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액을 5000억원대로 늘리면서 대웅제약의 재무 부담에 관심이 쏠린다. /대웅제약
메디톡스가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액을 5000억원대로 늘리면서 대웅제약의 재무 부담에 관심이 쏠린다. /대웅제약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간의 9년 묵은 보툴리눔 톡신 '영업비밀 침해' 법적 공방이 배상액 5000억원대로 확대되면서 대웅제약의 재무 부담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웅제약은 이미 생산·연구시설 투자와 회사채 상환 등의 영향으로 차입 규모가 커진 상황이다. 나보타가 핵심 수익원으로 성장한 가운데 향후 배상 책임이 현실화할 경우 추가적인 현금 유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달 31일 서울고등법원에 청구 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하고, 대웅제약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액을 기존 501억원에서 5001억원으로 10배가량 대폭 늘렸다. 이는 대웅제약 시가총액(약 1조3116억원)의 38%에 달하는 거액이다. 메디톡스 측은 2014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의 나보타 판매량과 매출, 3~5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5001억원은 법원이 확정한 배상액이 아니라 메디톡스가 항소심에서 요구한 금액이다. 메디톡스는 이를 전체 배상 가능액 가운데 일부를 우선 청구하는 '명시적 일부청구'라고 밝혔다. 2025년 8월 이후 발생한 손해는 이번 산정에서 제외돼 향후 청구 규모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메디톡스는 금전 배상뿐만 아니라 균주 인도와 나보타 완제품·반제품 폐기, 제조 및 판매 금지 청구도 유지하고 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 전체 매출의 20% 이상,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1553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대웅제약이 패소 시 현재 실적은 물론 2027년 가동을 목표로 추진 중인 신공장 증설 및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대웅제약의 현재 재무 여력이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대웅제약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47억원으로 지난해 말 1689억원보다 142억원 감소했다. 반면, 총차입금은 8273억원에서 9231억원으로 늘었고, 순차입금도 6584억원에서 7684억원으로 증가했다.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708억원에서 올 상반기 2922억원으로 반년 만에 4.1배나 급증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올해 4월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상환하면서 유리한 금리조건의 단기차입금을 확보해 금융비용을 낮췄다"며 "그 결과 총차입금은 별도 기준 전년 말 7180억원에서 상반기 말 8000억원으로 약 11%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금융 원가는 224억원에서 161억원으로 2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단기 채무가 급증함에 따라 유동성 지표도 악화됐다.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124%에서 올 상반기 88.5%로 추락했다. 1년 내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 7607억원보다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8595억원으로 약 988억원 더 많은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회사 측은 4월 만기 회사채 상환과 마곡 C&D센터 건설 투자 등이 단기차입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영업활동으로 643억원의 현금을 창출했으나, 나보타 3공장 건설(1014억원)과 마곡 C&D 센터 구축(1637억원) 등 투자활동에만 1656억원의 현금을 순유출했다. 영업으로 번 돈보다 투자로 나간 돈이 약 2.6배 많았다. 여기에 이온바이오파마, 아이엔테라퓨틱스 등 R&D 관계기업들의 지분법손실(162억원)이 늘어나면서 영업외손실이 확대됐다.

나보타의 사업 중요성이 커진 점도 소송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나보타 매출은 지난해 별도 기준 2288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1553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6.4%에서 올해 상반기 21.1%로 높아졌다. 대웅제약은 2027년부터 연간 1600만 바이알 규모의 나보타 신공장을 본격 가동할 계획이다.

소송 청구액 5001억원은 원고인 메디톡스의 요구 금액일 뿐 확정된 채무는 아니다. 대웅제약 역시 기존 1심 판결에서 인정된 400억원 등은 충당부채 579억원으로 이미 반영해둔 만큼, 당장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나 급격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회사채 상환과 시설 투자 영향으로 단기차입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며 "메디톡스 측에서 청구한 금액 5000억원은 확정된 채무가 아니다. 현재 사업이나 소송에 있어 어떤 영향도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법정 승소 대응을 넘어, 우발 채무 현실화에 대비한 선제적 유동성 확보와 자금 배분 전략 등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배상금은 결정된 것이 없으며 향후 법원 판결에 따라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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