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농촌진흥청이 논에 직접 들어가 조사하던 벼 생육조사에 영상과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노동력을 60% 이상 줄이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농진청은 벼 생육 상태를 영상으로 수집·분석하는 'AI 벼 생육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장 적용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기존 벼 생육조사는 조사원이 논에 직접 들어가 생육 상태와 수량 관련 형질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앙부터 수확까지 월 2회씩 총 9회 현장 조사를 해야 하고, 조사 때마다 최소 2명이 투입돼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필요했다.
특히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 기상이 잦아지면서 벼 생육상황을 보다 자주 확인해야 하지만, 현장 조사는 기상 여건에 따라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국립식량과학원은 동일한 지점의 영상을 일 단위로 수집․분석해 매일 생육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원격·무인·비파괴 모니터링으로 기존 현장 조사에 필요한 노동력을 6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시스템은 영상 수집 장비와 영상 기반 생육조사 AI 모델, 벼 생육 모니터링 플랫폼으로 구성된다. 2023년부터 구축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 모델 개발을 위해 전국 도 농업기술원 19곳에 고정형 영상 수집 장비를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설치와 이동이 쉬운 이동형 영상 수집 장비를 개발해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포함한 86곳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수집한 영상은 AI를 통해 벼의 생육과 수량 관련 형질을 분석한다. 현재 모델의 정확도는 단위 면적당 포기 수인 재식밀도는 97%, 가지 수인 분얼수는 98%, 이삭이 패는 시기인 출수기는 99%, 이삭 면적을 기반으로 한 쌀 수량은 88%다.
농진청은 앞으로 생육 형질 분석 정확도를 99%, 수량 분석 모델의 정확도를 95%까지 높일 계획이다.
영상과 AI 분석 결과는 ‘벼 생육 모니터링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한다. 현재는 도 농업기술원 19곳의 고정형 장비 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동형 장비의 영상 데이터도 연동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선할 예정이다.
드론을 활용한 벼 재해 분석 기술도 개발했다. 농진청은 드론 촬영 영상과 AI를 활용해 벼 쓰러짐과 벼멸구 피해 면적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넓은 지역의 재해 규모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농진청은 영상 수집 장비 설치 지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전국 690개 벼 생육 조사 지점에 적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벼 생육조사에 적용한 영상·AI 기술을 다른 작물로 확대해 작물 생육조사 체계를 영상과 AI 기반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김기영 농진청 기초식량작물부장은 "인공지능 벼 생육 모니터링 시스템은 기존의 인력 중심 조사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농업 분야 인공지능 전환(AX)의 핵심 성과"라며 "앞으로 벼 생육과 수량 조사뿐만 아니라 재해 진단 등 영상·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밝혔다.
pep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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