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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부터 발행어음까지…증권사, 명절 앞두고 특판 출시 봇물 까닭
"명절 보너스 잡아라"…삼성·신한·한투·미래, 연 4~5%대 수신 마케팅 사활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최근 고금리 특판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증권이 출시한 발행어음 특판 설명 자료. /삼성증권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최근 고금리 특판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증권이 출시한 발행어음 특판 설명 자료. /삼성증권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추석 명절을 앞두고 고금리 특판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 굵직한 사업권을 쥔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일제히 머니마켓펀드(MMF)나 발행어음 특판을 무기로 자금 유치 경쟁에 불을 붙이는 모양새다. 평소 기업금융(IB) 투자 재원 확보와 의무 비율 충족을 위한 목적도 있으나, 최근 위축된 증시 환경에서 유동성 제약 타개를 위해 특판이라는 우회를 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사들은 연 4~5%대 수준의 고금리 특판 상품을 전면에 내걸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최근 발행어음 시장에 새로 진입한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세전 연 5.5%에 달하는 초단기 특판 발행어음을 출시해 선점 효과를 노리고 있다. 타사 대비 높은 금리 메리트를 전면에 내세워 신규 자산가와 다양한 개인 투자자 유입에 초점을 맞춘 결과다.

특히 이번 상품은 삼성증권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발행어음 상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신규 진입자로서 초기 잔액을 빠르게 확보하고 리테일 고객 기반을 다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파격적인 조건이라는 평가다.

삼성증권에 앞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은 신한투자증권도 명절 전 특판 대열에 합류했다. 6개월 만기 약정형에 세전 연 4.50%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프리미어 발행어음'으로 한도는 300억원이다. 단기 자금 운용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겨냥해 만기를 줄였으며, 명절 기간 보너스나 상여금 등 유휴 자금을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도록 상품 구조를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한도가 소진되면 조기 마감되는 구조를 택해 단기간에 막대한 대기 자금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IMA 사업자들도 특판을 내놓으며 방어선 구축에 나섰다. 먼저 한국투자증권은 신규 자금 유입 고객을 대상으로 1년 만기 연 4.9%, 6개월 만기 연 4.7%의 우대 금리를 약정하는 '퍼스트 특판 발행어음'으로 맞불을 놨다. 업계 최고 수준의 초대형 IB 트랙레코드와 탄탄한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라인업을 구성해 기존 우량 고객의 이탈을 막고 거액 자산가들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묶는 효과를 노린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개인 대상 1년물 발행어음 금리를 연 3.85%로 상향 조정하고 명절 기간 단기 자금을 하루만 맡겨도 수신 혜택을 주는 MMF 연계 이벤트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우대 금리 혜택을 동시에 강화하는 카드를 꺼냈다. 발행어음뿐만 아니라 자산관리(WM) 부문과 시너지를 내기 위해 MMF나 CMA 등 다양한 단기 금융상품 라인업을 융합한 것이 강점이다. 명절 연휴 동안 주식 시장이 휴장하는 기간에도 단 하루 만에 이자가 붙는 파킹통장 성격의 상품 강화를 통해 증시 대기 자금의 은행권 유출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고금리 특판을 출시한 배경은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와 모험자본 공급 비율 충족 등이 꼽힌다. /더팩트 DB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이 고금리 특판을 출시한 배경은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와 모험자본 공급 비율 충족 등이 꼽힌다. /더팩트 DB

대형 증권사들이 명절 전 특판을 쏟아낸 배경에는 IB 투자 재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자본시장법상 의무 비율을 충족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발행어음과 IMA는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해 대규모 모험자본에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00% 이내로 발행 한도가 제한되며, 조달한 자금의 50% 이상을 기업금융에 의무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명절 전후로 상여금 지급과 자산 재배치 등 대규모 자금 이동이 일어나는 시기를 노려 수신 잔액을 미리 늘려 놓아야 향후 우량한 IB 딜이 열릴 때 바로 실탄을 투입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최근 위축된 증시 환경도 특판 경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직접 투자에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예적금이나 파킹통장 등 안전자산으로 이탈하는 현상이 감지되자 증권사들은 고객 발길을 돌리기 위해 특판을 출시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대형사 중심의 고금리 특판 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업 신용공여에 대한 건전성 관리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연 5% 안팎의 고비용으로 조달한 자금을 그 이상의 수익률로 굴릴 수 있는 우량 투자처를 찾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마진율이 축소된 상태에서 무리한 수신 경쟁을 지속한다면 증권사의 자체 수익성이나 자산운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명절 전후는 개인 자금 이동성과 대기 성격이 강해지는 시기인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유입과 자사 고객을 잡아둘 수 있는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이라면서도 "다만 고금리 조달에 따른 역마진 리스크를 방어하려면 향후 확보한 자금을 소화할 수 있는 양질의 투자처 발굴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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