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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잔금대출도 앱으로"…카카오뱅크 참전에 소비자 선택지 넓어질까
인뱅 최초 분양잔금대출…영업점 방문 없이 조회부터 실행까지
20개 단지서 첫발·단지별 한도는 제한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했다. /더팩트 DB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최초로 분양잔금대출 시장에 뛰어들면서 입주 예정자들의 대출 선택지가 하나 더 늘었다. 그동안 현장 상담이나 영업점 방문이 일반적이었던 잔금대출을 앱에서 조회부터 실행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다만 아직 대상이 20개 단지에 그치는 데다 단지별 취급 한도도 있어 실제 소비자 체감 효과는 향후 대상 확대와 금리 경쟁력에 달릴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신축 아파트 입주 예정 고객을 대상으로 한 '분양잔금대출'을 출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분양잔금대출 상품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출시 시점 기준 대상은 수도권 11개와 비수도권 9개 등 총 20개 단지로, 일반분양 물량 기준 1만2806세대다. 서울에서는 디에이치방배, 힐스테이트메디알레, 힐스테이트등촌역, 래미안레벤투스 등이 포함됐다. 향후에는 일반분양 계약자뿐 아니라 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조합원으로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달라지는 부분은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이다. 기존 분양잔금대출은 입주 사전점검 기간 등에 은행별 상담 부스를 찾아가거나 지정된 영업점을 방문해 상담받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특히 입주자가 많은 사업장에서는 상담이나 서류 제출을 위해 기다려야 하고 제출 서류가 누락되면 다시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이 과정을 모바일로 옮겼다. 앱에서 한도·금리 조회부터 신청과 실행까지 진행할 수 있으며 입주기간 시작 약 8주 전부터 예상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인 잔금대출보다 약 2주 먼저 조건을 확인할 수 있어 입주 예정자가 다른 은행 상품과 비교하거나 자금 계획을 세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출 한도는 LTV와 DSR 등 관련 규제 범위에서 최대 10억원이고 만기는 최장 40년이다. 원금균등분할상환과 원리금균등분할상환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중도상환해약금은 면제된다. 카카오뱅크는 입주기간 시작 약 한 달 전 시장금리를 반영해 추가 금리 인하 여부도 검토한다. 이미 약정을 마친 고객도 이후 금리가 내려가면 이를 소급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종이서류와 등기 절차의 부담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분양계약서 등 등기에 필요한 서류는 제휴 신용정보회사 직원이 고객을 방문해 받아 협약 법무법인에 전달한다. 이후 법무법인이 취득세 신고와 등기 절차를 진행한다. 입주자가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영업점을 직접 찾는 과정을 최대한 줄였다.

다만 '완전 비대면'이라는 편의성이 곧바로 모든 입주 예정자의 선택권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우선 카카오뱅크가 지정한 신축 분양 아파트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대상 목록에 없는 단지는 신청할 수 없으며, 카카오뱅크는 각 아파트마다 별도의 신청 한도를 두고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한도가 차면 신청이 조기에 끝날 수도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앱에서 신청할 수 있다는 편의성 못지않게 실제 대출금리가 기존 은행보다 경쟁력이 있는지가 중요하다. 분양잔금대출은 수억원대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만큼 작은 금리 차이도 총 이자 부담에 영향을 미친다. 카카오뱅크가 대상 사업장을 얼마나 빠르게 늘리고 기존 시중은행과의 금리 경쟁을 촉발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카카오뱅크의 집단대출 진출 시점도 눈길을 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8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조6000억원 늘어 증가폭이 7월 6조4000억원보다 크게 줄었지만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3조6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으로 증가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당국은 실수요자 자금을 공급하면서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계속 이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가계대출 관리 강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전체 여신 잔액은 48조217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5180억원 증가했지만 주담대 잔액은 14조8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000억원 줄었다. 주담대 잔액이 분기 기준 감소한 것은 2022년 상품 출시 이후 처음이다. 반면 개인사업자대출은 같은 기간 2840억원 증가한 3조6870억원으로 확대됐다.

다만 카카오뱅크는 이번 잔금대출 출시가 최근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여신 성장동력 확보 차원이라기보다는 기존 주거금융 포트폴리오를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2022년 2월 수도권 아파트를 대상으로 일반 주담대를 출시한 뒤 2023년 전국으로 지역을 넓히고 연립·다세대주택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지난해 7월에는 아낌e보금자리론을 출시했으며, 분양잔금대출 역시 2023~2024년부터 출시 계획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중은행 중심이었던 잔금대출 시장에 새로운 비교 대상이 생겼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대상 단지 확대와 실제 금리 경쟁이 뒤따라야 선택권 확대 효과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처음으로 잔금대출 시장에 진출하는 단계인 만큼 당장 많은 물량을 소화하기보다는 비대면 혁신과 실질적인 고객 편의성 제고와 함께 안정적인 초기 운영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영업점 방문 없이도 카카오뱅크 앱에서 조회, 실행까지 한 번에 진행할 수 있는 완결성 있는 서비스를 선보여 주택 실수요자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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