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업계 "이번 국감에는 소환될 수도 있어" 긴장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민의힘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 관련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수장들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했다. 국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2년 연속 국감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고, 자산운용사는 국감 검증대에서 비껴간 지 오래됐던 터라 금융투자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전날 국정감사 증인 신청 명단을 1차로 취합했다. 여기에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과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의 이름이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증인 채택 여부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국민의힘은 정무위 금융 분야 국정감사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 관련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 7월 코스피 시장에서 발동한 사이드카 횟수는 15건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보였다. 파장은 정치권으로도 번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출시를 주도했던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위원장 김태규)는 지난 10일 정부의 단일종목 레버리지 졸속 도입에 따른 국민 손실이 54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보도자료를 내고 "당초 하반기로 예정됐던 출시가 5월 말로 앞당겨진 과정에서 김용범 전 실장이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미래에셋 측과의 비공개 회동 의혹, 김 전 실장과 이찬진 금감원장의 아들이 모두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한 데 따른 청탁·이해충돌 여부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직 증인 신청 명단이 확정된 상황이 아닌 만큼 명단에 오를 금융투자업계 고위 임원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정무위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수장들뿐만 아니라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도 기관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라며 "증인 신청 명단을 취합 중인 상황이라 (명단에 오를 금융투자업계 수장들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감 '무풍지대'로 인식돼왔던 금융투자업계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증권사 CEO들은 202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정무위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가 2024년 10월 YTN 매각 주관사 의혹 해소 차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게 전부였다. 이마저도 정무위가 아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감이었다. 윤 대표는 YTN 매각 작업이 한창이던 2023년에는 CEO도 아니었고, 단순 의혹 해소 차원에서 국감장에 선 터라 시장의 관심이 크지 않았다.
2023년에는 홍원식 하이투자증권(현 iM증권) 대표가 먼저 증인으로 채택됐다가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부회장 등이 추가된 전례가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증시가 워낙 주목을 많이 받은 데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빚투 등 투자자 보호 이슈도 있었던 만큼 업계 전반적으로 국감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라며 "특히 레버리지 상품은 당국도 여러 차례 보완책을 내놓은 사안이라 상품 출시, 판매 과정이나 리스크 관리가 질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어서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원래 국감에서 운용사들은 주목받는 경우가 많진 않았는데 이번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태나 증시 때문에 국민적 관심이 많다 보니 야당에서 (증인 신청) 등 준비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원래 증인 신청 대상이 아니었다 대상이 된 상황이라 운용사들은 '이번 국감에는 부르는 거 아니냐'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업계 1위 삼성자산운용이 증인 명단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재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일부터 7월 28일까지 16개 상품의 운용보수율과 운용보수를 비교한 결과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상품이 8개 운용사 상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형성했다. KODEX 삼성전자 레버리지와 KODEX SK하이닉스 레버리지의 평균 순자산은 각각 2조5411억9700만원, 3조9830억7800만원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의원실발 자료들을 통해 운용사나 단일종목 레버리지 관련된 이슈들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상황"이라며 "대형 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이슈가 됐던 곳들은 (증인 신청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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