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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AI 데이터센터 본격 공략…한화·삼성은 '플랫폼', HD현대는 '엔진'
HD현대중공업, 힘센엔진·SMR로 데이터센터 전력시장 공략
한화오션, 60MW급 FDC 실물 첫 공개…삼성重도 사업화 속도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데이터센터 자체와 전력 공급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개발하는 부유식데이터센터(FDC) 예상 조감도. /삼성중공업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데이터센터 자체와 전력 공급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개발하는 부유식데이터센터(FDC) 예상 조감도. /삼성중공업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자 국내 조선업계가 데이터센터 자체와 전력 공급 인프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발굴하고 나섰다.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은 해상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사업에 뛰어들었고, HD현대중공업은 선박용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FDC는 육상이 아닌 바다나 강 위에 부유식 구조물을 설치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확보와 부지 부족, 냉각 비용 등이 주요 과제로 떠오르면서 조선·해양업계의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국내 조선 3사의 전략은 크게 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데이터센터 플랫폼'과 HD현대중공업의 '전력 인프라'로 나뉘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 육상발전용 힘센(HiMSEN) 가스엔진 H54GV 모델.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 육상발전용 힘센(HiMSEN) 가스엔진 H54GV 모델.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구축하기보다 향후 데이터센터 증설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발전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선박용 '힘센(HiMSEN)' 엔진 기술을 육상 발전시장으로 확대하는 한편 SMR(소형모듈원전) 사업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24시간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이 중요해지면서, SMR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소형 원자로로 데이터센터의 새로운 전력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발전엔진 신규 생산기지와 SMR 주기기 제작 전용공장 건설에 총 1조722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8336억원을 투입해 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3GW 규모의 힘센엔진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내년 1분기 착공해 2028년 5월 준공·가동할 예정이며, 육상 발전엔진 생산능력을 연간 4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SMR에도 2386억원을 투자해 울산조선소에 주기기 제작 전용공장을 건설하고 오는 2029년 상반기 완공할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은 단기적으로 가스엔진, 중장기적으로 SMR을 통해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AI 시대 새로운 전력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전엔진과 SMR에 대한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등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며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이 '가스텍(Gastech) 2026'에서 공개한 60MW급 FDC 모델 모형. /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가스텍(Gastech) 2026'에서 공개한 60MW급 FDC 모델 모형. / 한화오션

한화오션은 이날부터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가스텍(Gastech) 2026'에서 자체 개발한 60MW급 FDC 실물 모델을 처음 공개한다. 앞서 미국선급 ABS로부터 60MW급 FDC 개념설계 기본인증(AiP)을 획득하며 기술 검증도 마쳤다. AiP는 선급이 선박·해양플랜트의 기본 설계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해 승인하는 절차다. 한화오션의 FDC는 해상에서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해수를 냉각에 활용하는 한편, 모듈화 설계를 적용해 고객의 발전 방식과 서버 유형, 용량 등에 맞춰 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손영창 한화오션 제품전략기술원장(부사장)은 "조선·해양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한화그룹의 에너지·데이터 역량을 결집해 육상 데이터센터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고 글로벌 FDC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도 FDC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 4월 ABS와 영국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50MW급 FDC 개념설계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최근에는 ABS로부터 200MW급 FDC의 AiP를 추가로 확보하며 대형화에 나섰다. 같은 달에 전기화 및 자동화 기술 선도 기업인 ABB와 FDC 전력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맺었으며, 미국 데이터센터 개발사 무스테리안과 현지 사업개발을 위한 협력도 진행했다. 이후 7월에는 무스테리안과 FDC 프로젝트 엔지니어링 계약을 추진하는 등 사업화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2028년 2분기까지 첫 상업용 FDC의 서비스 준비를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6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 2026'에서 "바다 위 데이터센터는 조선·해운업에 열려있는 기회의 시장"이라며 "글로벌 협력을 통해 FDC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하여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FDC 사업을 전담하는 조직도 속속 꾸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6월 FDC 사업을 핵심 과제로 하는 미래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HD현대도 FDC 사업 검토를 위한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HD한국조선해양과 협업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면서 전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한 발전 사업이 조선업계의 새로운 사업 기회로 떠오르고 있다"라며 "조선업계가 중장기적으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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