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경 "배당금 들어오는 날이라 증권사 갔다"

[더팩트|우지수 기자] 1심에서 무죄를 받은 LG가(家) 장녀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의 항소심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검찰은 원심과 같은 형을 재차 구형했고, 재판부는 구 대표에게 메지온 주식 매수 시점에 대해 직접 물었다.
9일 서울고법 형사4-3부는 구 대표와 윤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항소심 3차 공판을 열었다.
구 대표와 윤 대표는 BRV가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메지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500억원을 투자한다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BRV캐피탈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였던 윤 대표가 투자계약이 사실상 확정되는 단계에서 이 정보를 알게 됐고, 이를 구 대표에게 전달했다고 판단했다.
구 대표는 지난 2023년 4월 12일 메지온 주식 3만5990주를 약 6억5000만원에 사들였다. 메지온이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것은 같은 달 19일이다. 검찰은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구 대표가 1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구 대표 주식 매수 당일의 정황을 파고들었다. 재판부는 "공교롭게도 (BRV의 메지온 투자에 대한) 미공개정보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는 시점"이라며 "하필 그날이라는 게 왜 그렇게 했을까 생각을 들게 한다"고 말했다. 매수 시점이 정보 취득 시점과 겹친 경위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읽힌다.
구 대표는 배당금이 들어오는 날이라 증권사에 갔다고 답했다. 앞서 재판부가 지인 제로쿠 회장으로부터 메지온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시점을 묻자 구 대표는 "시점은 기억이 안 난다"며 "의학박사라 신약 이야기를 늘 하셔서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후 검색과 공시를 통해 회사를 지켜보다 배당금이 들어오자 매수했다는 것이 구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와 상의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몰랐다"며 "메지온이 남편 회사와 관련된 곳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홍콩인인 제로쿠 회장은 구 대표에게 메지온의 치료제 개발 유망성을 소개한 인물이자, 윤 대표에게 메지온 투자를 권유한 인물이다.
재판부는 구 대표가 주식 매수 이후 LG복지재단 직원들에게 메지온 주식을 언급한 경위도 물었다. 구 대표는 "제가 샀다고 했지 권유는 안 했다"며 당시 서로 투자 종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검찰은 구 대표가 상속세를 둘러싼 다툼으로 경제적 여유가 없었고, 이것이 범행 동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메지온이 당시 8년간 적자를 낸 회사라는 점을 들어 배당금 목적이라는 구 대표의 설명을 믿기 어렵다고도 했다. 구형은 원심과 같은 수준으로 요청했다. 1심에서 검찰은 구 대표에게 징역 1년과 벌금 2000만원, 추징금 1억여원을, 윤 대표에게 징역 2년과 벌금 50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윤 대표 측 변호인은 압수수색에서 메지온을 언급한 문자메시지가 나오지 않았고 부부가 매도 시점을 상의한 정황도 없다며 "부족한 증거를 부부라는 사실로 채우려 한다"고 반박했다. 구 대표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과 무관한 간접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26년간 투자업에 종사하며 정보관리 규정을 지켜왔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남편에게 정보를 들은 사실이 없다"며 "가족 내에서 알게 된 정보를 사사로이 쓰면 안 된다는 교육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정보 전달과 이용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구 대표와 윤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부부 공동의 재산관리와 상속세 부담, 매수 경위 등 간접사실을 연결해 항소했다. 항소심 판단은 11월 11일 오후 2시에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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