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단, 계열사 자금 거래 부실 방조 의혹 등 주장
적법 절차 피력한 반론 가능성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법정관리에 돌입한 중앙그룹 계열사 회사채 투자자들의 분노가 금융투자업권을 조준하고 있다. 앞서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한양증권 등을 조사 요청한 피해 투자자 공동변호인단(이하 투자자 변호인단)이 최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도 채권 발행에 대한 책임과 부실 방조 의혹이 있다고 보고 금융감독원(금감원)에 추가 검사를 공식 요청해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앙그룹 채권자 피해자 공동변호인단은 지난 2일 금감원에 2차 검사의견서를 제출하면서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과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를 검사 대상에 새롭게 포함했다. 앞서 지난 7월 1차 의견서를 제출할 때 JTBC 회사채를 중심으로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에 대한 검사를 요청한 것보다 대상과 범위를 확대한 결과다.
이중 증권 3사는 그간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의 공모 회사채 발행을 도맡아 주관하거나 우회 자금 조달 통로로 지목된 신종자본증권의 인수를 주도했던 금융사들이다.
투자자 변호인단이 새롭게 명단을 추가한 배경에는 중앙그룹의 재무 위험성을 가리키는 내부 자금 거래 구조가 이들이 참여한 주관사 실사 과정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투자자 변호인단의 자산 분석에 따르면 중앙그룹 계열사 간 대여금과 발행증권 잔액은 2024년 3399억원에서 2025년 8661억원, 올해 6춸 말 1조311억원으로 폭증했다. 회수가 불투명한 계열사 간 대여금에 이들 대형 3사 또한 대손충당금을 설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재무제표 왜곡이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투자자 변호인단 측은 "같은 회사의 부실을 지분 가치에는 인정하면서 대여금의 회수 가능성에는 아무런 의문도 반영하지 않은 셈"이라며 "이 같은 방식이 중앙홀딩스와 중앙일보, JTBC 등 그룹 전반에서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 증권업계, 입장 표명 자제 속 금감원 예의주시…과도한 주장 해석도
다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등은 투자자 변호인단의 주장에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자제한 채 금융당국의 움직임과 여론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향후 각 증권사를 상대로 진행될 금감원 검사 과정에서는 이들이 중앙그룹 채권 발행이나 인수 당시 진행한 실사의 적정성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중앙그룹 계열사 채권의 불완전판매 의혹과 관련해 전방위적인 현장 검사를 진행해 왔다. 금감원은 중앙그룹 핵심 계열사인 JTBC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직후인 지난 7월 2일 회사채 발행 대표 주관사였던 신한투자증권과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판매사인 키움증권을 대상으로 전격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뒤이어 7월 8일에는 회사채 인수단으로 참여해 미매각 물량을 받아 가고 유통 과정에 관여한 한양증권으로까지 검사 범위를 확대했다.
당시 금감원은 이들 주관·판매사가 JTBC의 재무 악화와 상환 능력 위험을 충분히 심사했는지, 그리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을 제대로 고지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특히 신한투자증권의 경우 약 3주간의 정밀 검사를 거쳐 지난 7월 24일 현장 조사를 마친 상태다.
일각에서는 투자자 변호인단의 타깃에 된 증권사들이 반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증권사들은 중앙그룹 채권 발행 당시 공시된 재무제표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피력해 사후 부도 등을 근거로 과거의 정당한 인수나 영업 행위까지 부실 방조 등으로 엮는 것은 과도하다는 해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채 발행이나 인수 업무는 당시 신용평가사가 부여한 객관적인 등급과 공시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평가한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이뤄진 행위들을 사기 공모까지 규정하는 것은 금융투자업무의 본질을 외면한 과도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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