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6차례 사업장 이전하며 지역제한 규정 악용

[더팩트ㅣ세종=박병립 기자] 유령업체를 동원해 공공입찰에서 낙찰을 받은 뒤 세금을 탈루한 '산불 카르텔'이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한 산림업체는 지역제한 입찰규정을 악용하기 위해 5년간 16차례 사업장을 이전하기도 했다. 이들의 탈루혐의금액은 약 700억원.
국세청은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가공원가 계상 등 세무상 문제점이 명백히 포착된 산림사업법인 10개 업체(유령업체 41개)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3일 밝혔다.
국세청은 낙찰금액 합계 10억 원 이상인 138개 업체들을 대상으로 거래내역 등을 면밀히 분석해 10개 업체를 추려냈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년간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유령업체를 내세워 6500여 회나 입찰에 참여해 260여회, 약 230억원을 낙찰받았다.
지역 중소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지역제한 입찰규정을 악용하기 위해 수차례 사업장을 이전해가며 입찰에 참여했으며 한 업체는 5년간 16차례 사업장을 이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전체 탈루혐의금액은 약 700억원이다.
실제로 A산림사업법인은 경북도 일대에서 산림사업을 하며 5개 업체를 동원해 수시로 사업장을 이전하며 약 300회 가량 산불피해복구 공사에 입찰해 약 20회 낙찰을 받았다.
이들은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명의상 대표자에게 급여 형태로 법인자금 약 10억원 유출 △산림경영기술자격자에게 급여 명목으로 자격증 대여료 수억원을 우회 지급 △일용근로자의 근무지와 근로기간을 중복해 임의로 지급명세서를 제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약 10억 원의 가공원가 계상 등의 협의를 받고 있다.
강원도 일대에서 산림업을 하는 B씨도 5개 업체를 동원해 수시로 사업장을 이전했다. 이를 통해 약 20회의 낙찰에 성공했다.
이들 역시 △거짓 세금계산서를 수수 △일용근로자의 근무지와 근로기간을 중복해 임의로 지급명세서를 제출하는 등 약 30억 원의 가공원가 계상 △법인 신용카드로 명품시계를 구입하는 등 수억원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B씨 배우자는 별다른 소득이 없이 약 20억 원의 부동산을 취득해 자금출처 불분명해 국세청은 이 부분의 탈세도 조사할 계획이다.
이성글 국세청 조사국장은 "엄정한 조사로 공공계약 입찰제도의 구조적 허점을 악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산불 유령업체들의 탈루 세금을 철저히 추징할 것"이라며 "조사과정에서 일시보관, 계좌조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조사하고, 부당이익을 유출해 편법적으로 재산을 형성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주일가에 대해서는 자금출처까지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rib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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