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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이 지방 살릴 열쇠"…백종원, 고향 예산에 50억 쏟은 까닭[TF현장]
청년 무자본 창업 지원에 상인 컨설팅도
예산시장 누적 1000만명 돌파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 선순환 신호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일 충남 예산군 예산상설시장 인근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그는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그 결과 관광객 수가 크게 늘면서 지역 경제에도 선순환 구조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예산=손원태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일 충남 예산군 예산상설시장 인근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받고 있다. 그는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그 결과 관광객 수가 크게 늘면서 지역 경제에도 선순환 구조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예산=손원태 기자

[더팩트 | 예산=손원태 기자] "우리 지역이 미래 세대한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원은 관광산업입니다. 예산시장 프로젝트로 전체 방문객의 60% 이상을 외지인이 차지할 정도로 지역 상권이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외부 유입이 늘면서 청년 창업자들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고, 이는 자생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역 발전으로 귀결됩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고향인 충남 예산군에서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선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더본코리아가 2020년부터 추진한 '예산시장 프로젝트'에는 점포 매입과 시설 인테리어 등에만 50억원이 투입됐다. 예산시장은 장기 침체로 철거 위기에 몰렸으나, 더본코리아의 선제적 점포 매입과 공간 정비를 거쳐 전국구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백 대표는 2일 오후 충남 예산군의 예산상설시장을 찾아 지역개발 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내 지방도시는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인해 상권 침체와 소비 기반 축소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백 대표는 고향인 예산군의 인구가 8만명 선마저 위협받는 등 소멸에 처하자, 청년층 유입을 통한 활로 모색에 나섰다.

더본코리아가 외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브랜드 운영, 메뉴 개발, 상권 분석 등의 노하우를 전통시장에 접목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예산시장 프로젝트는 더본코리아와 예산군이 지난 2020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백 대표는 "예산시장은 예산군의 대표 관광지인 예당호 출렁다리와 가까우면서도 오랫동안 잊히며 하루 10명 남짓만 오가는 폐허 수준이었다"며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을 모아 새로운 관광 자원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고, 성격이 급한 탓에 부딪히자는 생각으로 더본코리아가 직접 자본을 투입해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2일 찾은 충남 예산군 예산상설시장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예산시장 프로젝트로 장터광장이 관광객들로 활기를 되찾았다. 더본코리아는 예산시장 화장실이나 시설물을 최신식으로 리모델링해 고객 편의와 위생 수준을 한층 높였다는 설명이다. /예산=손원태 기자
2일 찾은 충남 예산군 예산상설시장에서는 더본코리아의 예산시장 프로젝트로 장터광장이 관광객들로 활기를 되찾았다. 더본코리아는 예산시장 화장실이나 시설물을 최신식으로 리모델링해 고객 편의와 위생 수준을 한층 높였다는 설명이다. /예산=손원태 기자

이에 더본코리아는 지난 2022년 자체 비용을 선투자해 예산시장의 핵심 점포 5곳을 사들였다. 브랜드 기획부터 메뉴 개발, 상인 컨설팅 교육까지 직접 지원을 시작했다. 2024년에는 예산시장 내 장터광장 시설을 전면 리뉴얼했다. 지붕을 교체해 쾌적한 냉·난방 환경을 구축했다. 노후 화장실을 최신식으로 개선하며 관광객의 편의성과 위생 수준도 한층 높였다.

백 대표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려면 무엇보다 시장 자체가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더본코리아 글로벌 연구개발(R&D)팀의 주도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개발했고, 방문객들이 현장에서 직접 농수산물을 구매하도록 상품화 체계를 구축했다"고 부연했다.

더본코리아는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지자체와 기업, 지역 상인이 함께 참여하는 민관 협력 모델로 추진했다. 지자체는 행정적 지원과 지역 인프라 기반을 마련하고, 기업은 사업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기획·실행하며, 상인은 사업 주체로 동참해 지속 가능한 상권을 일구는 구조다.

특히 공공 예산 집행과 행정 절차만 기다리기보다는, 기업이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해 사업 실행력을 담보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더본코리아는 예산시장 화장실과 인접 상가를 직접 매입해 최신 시설로 리모델링한 뒤 예산군에 기부채납하며 프로젝트의 첫 단추를 꿰었다.

백 대표는 "기업이 상생 차원에서 지역사회 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이 많아 어려움이 크다"면서도 "사업의 최종적인 과실은 지역 상인들에게 돌아가야 하지만, 마중물 역할만큼은 자금력을 갖춘 기업의 선제적 투자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본코리아는 지역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글로벌 R&D팀을 투입했다. 예산의 특산물인 쪽파와 사과, 꽈리고추 등을 활용해 전용 외식 메뉴를 개발했다. 예산시장 내 32개 점포를 대상으로 무료 메뉴 컨설팅과 레시피 전수, 위생 교육을 이어갔다.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는 보증금과 인테리어비, 메뉴 개발비 부담을 대폭 낮춘 실질적인 창업 모델도 제시했다.

성과는 가시화됐다. 예산시장은 지난 2023년 연간 37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데 이어 올해 5월 기준 누적 방문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인근 음식점과 카페, 숙박시설 등으로 낙수효과가 확산되며 지역 상권 전반에 온기가 번졌다. 더본코리아는 예산군 내 폐교를 활용해 곱창 특화거리와 전통주 체험단지 조성도 병행하고 있다.

또 경기 여주시의 옛 경기실크 부지를 활용한 지역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는 한편, 먹거리 기반 상생을 도모하기 위해 경북 문경·상주, 전북 군산 등에 '더본외식산업개발원'을 설립하며 전국 단위로 모델을 넓히고 있다.

더본코리아가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주 인프라 없이 관광객 유입만으로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예산=손원태 기자
더본코리아가 예산시장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주 인프라 없이 관광객 유입만으로 가능할지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예산=손원태 기자

다만 일각에선 교통과 교육, 의료 등 필수 정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 관광객 유입만으로 인구 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예산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지역 축제가 생겨났고, 자연스럽게 교통편도 확충되기 시작했다"며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날수록 지자체 역시 이를 뒷받침할 제반 시설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이것이 지역개발의 선순환 구조로 작용한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지역 상권이 활기를 되찾으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지방 소도시로 모여들고, 이는 교통·교육·의료 등 필수 인프라 역시 자생적으로 확충될 것"이라며 "관광산업을 미래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라고 보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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