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매출 100원 중 73원이 송출수수료…구조적 부담은 여전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주요 홈쇼핑 5개사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실적을 개선했다. 내수 소비 침체와 TV 시청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마진 상품 중심으로 상품 구성을 재편하고 비용 효율화에 집중한 전략이 수익성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사 IR자료에 따르면 CJ ENM 커머스 부문(CJ온스타일)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7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99억원으로 4.8% 늘었다.
GS샵은 매출 5302억원, 영업이익 564억원으로 각각 1.3%, 18.5% 증가했다. 롯데홈쇼핑은 매출 4710억원, 영업이익 463억원으로 각각 2.7%, 90.5% 늘었다. 현대홈쇼핑(별도 기준)은 매출 5520억원, 영업이익 529억원으로 각각 1.7%, 10.9% 증가했다. NS홈쇼핑은 매출 3470억원, 영업이익 366억원으로 각각 3.1%, 30.3% 올랐다.
5개사를 합치면 상반기 매출은 2조6814억원, 영업이익은 2421억원이다. 매출이 2.7% 늘어나는 동안 영업이익은 24.1% 증가해 이익 증가폭이 매출의 8.8배에 달했다. 합산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7.5%에서 9.0%로 높아졌다.
현재 홈쇼핑 시장 환경은 녹록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두드러지는 성과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지난 7월 발간한 '2025년도 TV홈쇼핑 산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의 전체 취급고는 18조5053억원으로 전년 대비 5.1% 줄었다. 2021년 21조9592억원을 정점으로 4년 연속 감소했다. 방송 매출액도 2조6181억원으로 201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각사는 외형을 키우기보다 상품과 채널의 효율을 높이는 쪽을 택했다. 마진율이 낮고 편성 효율이 떨어지는 가전 비중을 줄이는 대신 패션·뷰티·건강기능식품 등 재구매율이 높고 자체 브랜드(PB) 활용이 쉬운 카테고리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GS샵은 PB와 단독상품을 강화해 가격 경쟁보다 차별화에 주력했다. 상반기 단독상품은 전년 대비 12.5% 늘었고, 2분기에는 패션·뷰티·리빙을 중심으로 단독상품 비중을 46%까지 끌어올렸다.
롯데홈쇼핑은 건강기능식품과 뷰티 등 고마진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면서 비용 효율을 개선했다. 현대홈쇼핑도 식품·패션·뷰티 비중을 늘리는 대신 효율이 낮은 가전 편성을 줄였다.
NS홈쇼핑도 강점을 가진 식품 분야를 중심으로 PB와 단독·자체 기획 상품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지역 생산자 상품을 발굴하는 등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단기적인 거래액 확대보다 핵심 고객과의 관계 강화와 지속 가능한 수익성 확보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TV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GS샵은 TV 시그니처 프로그램과 모바일 라이브, SNS, 숏폼을 연계한 통합 판매 전략을 폈다.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와 쇼핑 에이전트 도입도 준비 중이다.
롯데홈쇼핑은 온라인·모바일·T커머스·SNS 등 멀티채널로 판매 접점을 넓히는 동시에 오프라인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브랜드의 국내 유통을 전담하는 '브랜드 파트너' 사업을 키우고 자체 캐릭터 '벨리곰'을 활용한 IP 사업도 국내외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오프라인 뷰티 편집숍 '코아시스'로 3060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1호점인 스페이스원점은 하루 평균 2000명 이상이 찾았고, 이를 바탕으로 2~4호점을 잇달아 열었다. 해외 직구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글로벌 쇼라직구'를 활용해 희소성 높은 현지 상품도 선보였다.
CJ온스타일은 콘텐츠를 성장축으로 삼아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모바일 라이브와 숏폼, 팬덤 IP 등 차별화된 콘텐츠를 앞세운 결과 2분기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취급고가 전년 동기 대비 161.3% 증가했다. 앱 신규 설치와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각각 25.6%, 10.5% 늘었다.
다만 CJ온스타일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6.4%로 5개사 가운데 가장 낮다. GS샵(10.6%), NS홈쇼핑(10.5%), 롯데홈쇼핑(9.8%), 현대홈쇼핑(9.6%)과 차이가 있다. 매출 규모는 가장 크지만 콘텐츠 투자가 아직 수익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 법인이 유료방송사업자에 지급한 송출수수료는 1조9212억원으로, 방송으로 100원을 벌면 73원 이상을 IPTV와 케이블TV 사업자에 내는 셈이다. 송출수수료 금액 자체는 전년 대비 0.8% 줄며 2016년 이후 처음 감소했지만, 방송 매출이 함께 줄면서 방송 매출액 대비 비중은 2021년 59.9%에서 2023년 71.0%, 지난해 73.4%로 4년 만에 13.5%포인트 높아졌다.
TV 시청층 고령화와 송출수수료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업계에서는 모바일에서 얼마나 고객을 확보하고 제한된 방송 시간에서 얼마나 마진을 남기느냐가 하반기 실적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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