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별도 자회사 설립·운영 전망
테슬라와 다른 행보…자금 조달 등 우려도

[더팩트 | 박성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양산 공장 운영 주체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운영 방식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수익 구조와 자금 조달 방식, 주식 가치까지 전방위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테슬라와 다르게 별도 자회사를 꾸려 로봇 양산공장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과 중국 기업보다 로보틱스 사업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로봇 사업 운영 주체를 묻는 기관 투자자의 질의에 현대차는 '주요 투자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는 로보틱스 사업의 주요 투자자로, 제조 역량 향상과 품질 경영, 대량 생산 등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미래는 모르지만 지금은 별도 회사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향후 설립될 로봇 양산 공장을 운영하기 위한 별도 자회사를 꾸리겠다는 계획을 내비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8년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양산 공장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해당 공장의 운영 주체를 밝히지 않았는데,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이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그러나 현대차가 로보틱스 사업을 직접 영위하려면 주주총회를 거쳐 정관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 현대차의 사업목적엔 로봇 관련 정관이 없다. 이날 호세 무뇨스 사장은 정관 변경 계획을 일축했다.
로보틱스 기업으로 변모 중인 테슬라와 반대 행보를 걷는 것이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테슬라가 직접 생산 및 판매한다. 테슬라의 주식을 사면 자율주행 자동차와 로봇 사업에 직접 투자한 셈이 된다.
로봇 사업 투자 리스크를 그룹 차원에서 분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로봇은 초기 투자 비용이 조 단위를 넘나드는 기관 산업으로, 자금 능력이 없는 기업은 사업 도전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게다가 현대차도 오롯이 홀로 자금을 조달하기엔 부담이 크다. 로봇 산업을 직접 영위하면 설비 투자 등 여파로 사업 초반 영업적자를 기록할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계열사가 함께 투자하면 재무적 부담이 줄어든다. 로봇 사업이 성장하면 현대차그룹사가 전방위적으로 이익을 보는 구조다.
이미 현대차그룹은 공동 출자를 통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올해 초 아틀라스 상용화 계획 발표 이후 현대차그룹의 주가가 동반 성장한 바 있다.
또, 위급 상황엔 외부 투자도 비교적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별도 자회사 운영 시 비교적 몸집이 가볍기 때문에 지분 교환 등으로 외부 협력 사례를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게 대규모 자본 유치에 유리할 것이란 주장도 내놓는다.
현재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는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기업공개(IPO)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순수 로봇 회사들의 상장이 진행될수록 자동차 본업에 집중된 현대차그룹의 주식들은 서서히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는 피지컬AI 사업은 초기 투자금이 막대해 자금 조달이 가능한 기업만 영위할 수 있는 사업이며, 자금 조달 능력이 과점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는 조건"이라며 "현대차그룹의 대장인 현대차의 벨류에이션이 낮아진다면 자금 조달 측면에서 테슬라나 중국 전기차 업체 대비 불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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