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질의하자 나흘 뒤 "추가 민원 처리 안 해"

☞①편에 이어
[더팩트|박지웅 기자] 토스증권 이용자 A씨의 거래내역에서 약 2년간 76건의 주문거부·주문실패 기록이 확인된 가운데, 이 중 51만여주 매도 거절로 약 75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A씨는 1년 넘게 토스증권에 원인 규명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결국 '반복 민원'을 이유로 추가 민원 처리를 중단했다.
민원 과정에서는 토스증권이 주문거부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한 미국 현지 브로커의 주문수탁 정책 변경 시점이 사건 발생 1년 이상이 지난 뒤에서야 확인됐다. 추가 질의를 통해 정책 변경 시점이 확인된 지 불과 나흘 뒤 토스증권은 추가 회신과 민원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금융감독원도 해당 민원과 관련해 두 차례 토스증권에 사실관계 확인과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A씨 측은 토스증권의 회신에서도 76건의 주문거부·실패 각각의 발생 원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 이용자의 거래내역에서만 수십 건의 주문거부·실패가 확인된 만큼 감독당국이 개별 민원 처리를 넘어 다른 이용자에게도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51만7618주 매도 거절…A씨 "7500만원 손실"
논란의 시작은 지난해 1월 31일이다. A씨는 이날 토스증권 앱을 통해 차이나 리버럴 에듀케이션 홀딩스 51만7618주를 매도하려 했지만 주문이 거절됐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약 75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가 주문거부 이유를 묻자 토스증권은 지난해 3월 5일 보낸 공문에서 FAQ(자주 묻는 질문)를 통해 50만주 초과 주문 제한 기준을 상시 안내해왔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A씨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민원 제기 이후인 지난해 2월 13일 FAQ가 하루 동안 총 9차례 수정됐다. 낮 12시 57분 버전에는 '10만주 초과 주문', 오후 3시 45분 버전에는 '50만주 초과 주문' 관련 내용이 각각 담겼다.
A씨는 "손실이 커지는 걸 보면서 매도가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알고 싶어 약관과 FAQ를 수차례 확인했지만 당시 증권사가 말한 주문 제한 관련 내용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A씨가 문제 삼는 것은 이후 달라진 토스증권의 설명이다. 토스증권은 초기 공문에서는 FAQ를 통해 50만주 초과 주문 제한을 상시 안내했다고 설명했지만 이후 FAQ는 실제 주문 접수나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아닌 해외주식 거래의 일반적인 참고자료라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 주문거부 원인은 미국 현지 브로커의 주문수탁 정책이었다는 게 토스증권의 설명이다. 해외주식 거래는 국내 증권사가 현지 브로커 등을 통해 주문을 처리하기 때문에 현지 브로커의 리스크 관리 정책에 따라 주문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토스증권은 이를 근거로 A씨가 주장하는 손실에 대해서도 회사가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금감원에 전달했다.
A씨는 당초 FAQ를 근거로 주문거부의 정당성을 설명했던 회사가 이후 FAQ와 주문거부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설명을 바꿨다고 주장한다.
◆ 50만주 넘는 다른 주문은 접수…토스 "휴장 중이라 가능"
민원 과정에서는 50만주를 초과한 별도의 주문이 토스증권 시스템에서 정상적으로 접수·취소된 기록도 확인됐다.
토스증권은 지난 5월 20일 A씨에게 차이나 리버럴 에듀케이션 홀딩스 51만1618주 매수 주문이 정상적으로 접수되고 취소된 기록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는 해당 주문이 미국 시장 휴장 중 이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휴장 시간에는 주문이 현지 브로커로 즉시 전송되지 않고 토스증권 내부 시스템에 예약 주문 형태로 접수돼 브로커의 수량 제한 필터를 거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실제 미국 시장에서 50만주를 초과한 주문이 가능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같은 50만주 초과 주문이라도 앱에서는 접수되는 경우가 있었던 만큼 A씨는 주문 당시 이용자가 실제 거래 제한과 시스템 구조를 충분히 알 수 있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지 브로커의 수량 제한 정책이 언제부터 적용됐는지를 토스증권이 뒤늦게 확인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지난 4월 30일 토스증권 소비자보호팀 관계자 2명과 약 2시간 동안 대면 미팅을 갖고 현지 브로커의 최대 주문 가능 수량이 50만주로 변경된 시점과 근거를 확인해 달라고 요구했다.
토스증권은 5월 20일 당시까지 현지 브로커로부터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회신했다. 이후 6월 12일 브로커 측 확인 결과 2023년 12월 23일경 관련 정책이 변경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안내했다.
A씨가 이 같은 답변을 받은 것은 주문거부가 발생한 지난해 1월 31일로부터 1년 이상이 지난 시점이다. 토스증권이 현지 브로커 정책을 주문거부의 핵심 근거로 제시했지만, 정작 해당 정책의 구체적인 변경 시점은 1년 넘게 이어진 민원 끝에 확인된 셈이다.

◆ 새 사실 확인 나흘 뒤 "반복 민원"…추가 처리 중단
토스증권은 브로커 정책 변경 시점을 확인한 지 나흘 뒤 A씨에 대한 추가 민원 처리를 중단했다.
토스증권 소비자보호팀은 6월 16일 A씨에게 "총 4차례의 서면 및 1차례의 대면 상담을 통해 당사의 입장을 성실히 답변드린 사항"이라며 "반복 민원에 대한 당사의 처리 기준에 따라 추가적인 회신 및 민원 처리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A씨는 같은 질문을 되풀이한 것이 아니라 기존 답변에서 해소되지 않은 부분을 계속 확인한 것이라고 반박한다. 실제 5월 20일까지 토스증권도 파악하지 못했던 브로커 정책 변경 시점이 추가 질의 이후인 6월 12일 확인됐다.
답변 횟수가 많다는 것과 민원의 핵심 쟁점이 해소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자가 증권사 내부 시스템이나 현지 브로커의 주문 처리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해결 질의를 '반복 민원'으로 분류해 답변을 중단할 경우 원인 규명과 피해구제 통로가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의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A씨에 따르면 금감원은 해당 민원과 관련해 두 차례 토스증권에 사실관계 확인과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A씨 측은 토스증권이 금감원에 제출한 회신에서도 2024년 5월부터 2026년 4월까지 확인된 76건의 주문거부·실패 각각의 구체적인 발생 원인이나 시스템상 문제 여부에 대한 설명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한 이용자의 거래내역에서만 76건이 확인된 만큼 공식적으로 알려진 전산장애 외에 유사한 주문거부·실패가 얼마나 있었는지, 이를 경험하고도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가 있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A씨는 피해 보상 구조도 문제 삼고 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전산장애나 주문거부로 손실을 입은 이용자가 직접 문제를 제기하면 회사가 내부 검토를 거쳐 보상 여부를 결정한다.
A씨가 자신의 거래내역 가운데 알려진 전산장애 발생일과 겹친 것으로 분류한 18건 중 실제 보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한 사례는 2건이다. 나머지 사례가 모두 전산장애에 따른 피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장애를 인지하지 못한 이용자는 보상 여부를 검토받을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수 주문거부에 따른 손실도 사각지대로 꼽힌다. 매도 실패 이후 주가가 하락한 경우와 달리 매수 실패 후 주가가 상승해 발생한 기회손실은 실제 체결 여부나 보유기간을 확정하기 어렵다. 다만 증권사의 귀책으로 주문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경우 매수·매도 각각의 피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보상할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투자자 보호 논란에 금감원 본사 방문…전수 점검 필요성
최근 토스증권에서 투자자 보호 관련 논란이 잇따르자 금감원도 움직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 토스증권 담당 검사 부서장은 지난 25일 토스증권 본사를 찾아 김규빈 대표와 소비자·전산·정보보호 담당 임원진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발생한 투자자 보호 미흡 사례와 내부통제 체계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금감원이 A씨 민원과 관련해 두 차례 사실확인과 자료 제출을 요구했음에도 76건의 주문거부·실패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면 경영진에 재발 방지를 주문하는 수준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전산장애 민원이 19건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202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500만 계좌 이상 증권사 12곳에서 발생한 MTS 전산장애에서도 토스증권은 42건으로 카카오페이증권과 공동 최다였다.
결국 감독당국이 확인해야 할 것은 공식적으로 보고·공개된 전산장애뿐만 아니라 전체 주문에서 거부·실패가 얼마나 발생했는지, 이를 경험한 이용자가 몇 명인지, 손실 가능성이 있는 이용자에 대해 회사가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까지라는 지적이다.
한 이용자에게서 확인된 76건이 이례적인 사례인지, 더 많은 이용자가 인지하지 못한 문제의 일부인지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팩트>는 토스증권에 76건의 주문거부·실패 원인과 전산장애 연관성, 전체 이용자의 유사 사례, 피해 이용자 확인 및 보상 절차, 반복 민원 분류 기준 등에 대해 질의했다.
토스증권은 개별 쟁점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제보자분에 관한 구체적인 사안은 확인해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절차에 따라 성실히 소명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