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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푸드'처럼 쓰고 버린다…신용카드 매일 4000장 방치
휴면카드 2년새 279만장↑…6월말 기준 1767만장
현금성 혜택 '체리피킹' 심화…비대면 영업 확산 영향


최근 2년간 하루 4000장에 가까운 신용카드가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DB
최근 2년간 하루 4000장에 가까운 신용카드가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DB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최근 2년간 하루 4000장에 가까운 신용카드가 방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휴면카드 발생의 주범으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와 제휴카드 등이 지목됐지만, 이제는 비대면 영업 관행으로 요인이 기우는 흐름이다. 손쉽게 카드를 발급한 뒤 현금성 혜택만 챙기는 '체리피킹'이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2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카드)의 휴면카드는 1767만1000장이다. 전년 동기 대비 107만6000장 증가한 수치인데 지난 2024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79만4000장 늘었다. 하루 평균 3827장 증가하면서, 매일 4000장에 육박하는 신용카드가 사실상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휴면카드란 카드 발급, 혹은 마지막 결제일 이후 1년 이상 실적이 없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말한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5년 1분기 기준 666만9000장에 불과했지만 11년새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난 2020년 휴면카드 자동해지 규정이 폐지되면서 미사용 카드가 유지된 데다, 카드사 상품 출시 속도도 빨라지면서 장기간 사용하는 카드가 줄어드는 추세다.

전업 카드사 중 휴면카드 수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카드다. 올 상반기 기준 276만6000장으로 전년 대비 18만6000장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의 발급 규모 자체가 큰 영향으로 보고 있다. 발급량이 많은 만큼 사용이 중단되는 카드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휴면카드 비중은 13%대로 중위권에 그치면서 휴면카드와 실사용 카드가 동시에 증가하는 구조를 갖췄다.

비씨카드를 제외하면 휴면카드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하나카드다. 올 상반기 18.93%로 전년 동기 대비 0.7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18.23%로 8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는데, 올해 들어 상승폭까지 확대됐다. 이어 롯데카드는 18.76%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업계에서 휴면카드 비중이 16%를 넘어선 곳은 하나카드와 롯데카드 두 곳뿐이다.

반면 우리카드는 유일하게 휴면카드 비중과 수가 모두 감소했다. 2025년 1분기 16.44%였던 휴면카드 비중은 △2분기(16.15%) △3분기(15.73%) △4분기(15.60%)로 꾸준히 낮아졌다. 올 상반기에도 15.11%를 기록하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휴면카드 비중 감소는 전체 발급 카드 가운데 실제 사용하는 카드가 늘었다는 의미로, 실사용 고객 기반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휴면카드 증가는 카드사의 매몰비용이 커졌다는 의미다.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비용이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라졌기 때문이다. 카드 발급량이 늘더라도 사용되지 않는 카드가 많아지면 모집·마케팅 비용 등은 고스란히 비용 부담으로 남는다.

업계에서는 비대면 영업이 확대되면서 카드 이용 관행도 변화했다고 설명한다. 과거 카드대란 이후 모집인 중심의 영업이 안정화됐던 시기에는 한 번 발급받은 카드를 장기간 유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반면 최근에는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카드를 발급받고 필요가 없어지면 바로 해지하거나 사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시각이다.

그중 현금성 마케팅이 휴면카드를 늘리는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신규 고객이나 일정 기간 이용 실적이 없는 고객에게 수십만원 상당의 현금성 혜택을 제공하는 영업이 확산하면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혜택을 챙긴 다음 다른 카드로 갈아타는 것이 쉬워지면서 여러 카드사의 상품을 번갈아 이용하는 '체리피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에는 PLCC와 제휴카드처럼 특정 혜택에 집중된 상품이 휴면카드를 늘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제휴상품이 특정 브랜드나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이용을 유도하는 '록인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정 상품보단 영업 방식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휴면카드는 증가하고 대면 영업은 축소하는 흐름이다. 6월말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의 신용카드 모집인은 3149명이다. 최근 3년여 만에 절반 넘게 감소했다. 카드모집인 시험이 재개된 지난 2024년 2월 이후에도 감소세는 유지되는 추세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영업채널에 관한 고민이 깊다. 결국 신용카드는 금융상품인만큼 장기간 유지해주는 것이 카드사엔 유리하다"라며 "최근에는 모집인을 통한 가입 고객이 카드를 장기간 유지하는 경향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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