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단독] 하청 '원청대상 파업 불허' 제동건 중노위…현대차 '노란봉투법' 파업 분수령되나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 파업권 확보 나서
중노위 "교섭 당사자 아냐"…조정 미개시
현대차 하청 노조 재심도 불발 가능성↑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파업권 확보가 불발됐다. 사진은 지난 21일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금속노조 자동차 공동파업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파업권 확보가 불발됐다. 사진은 지난 21일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금속노조 자동차 공동파업 / 전국금속노동조합

[더팩트 | 박성호 기자]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파업권 확보가 불발됐다. 앞서 하청 노조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을 빌어 기존 절차를 지키지 않고 쟁의행위 확보에 나섰는데 정부 기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노조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도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기업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 재심 판단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향후 노조가 추가 파업 등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중노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금속노조가 신청한 '중앙2026조정92(원하청) 현대모비스 노동쟁의 조정신청 사건'은 조정을 개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는 원청인 현대모비스를 상대로는 파업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파업권 확보는 무산됐다.

다만,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등 현대모비스 소속 자회사 노조는 오는 26일과 28일 등 예고한 소속 회사 대상 부분 파업은 예정대로 진행한다.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는 현대모비스의 자회사인 모트라스, 유니투스, 에이치그린파워 등에 소속된 노조가 꾸린 연합이다. 금속노조 12개 지역지부와 25개 지회 조합원 7375명이 소속됐다.

하청 노조는 앞서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합법적 쟁의행위권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찬반투표에서 조합원 과반이 찬성하고, 중노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하청 노조는 원청인 현대모비스 대상으로도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번 쟁의행위 확보 결정은 상급 조직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속노조는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시행 이후에도 하청 노조와 교섭에 임하고 있지 않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의 쟁의행위 조정 신청은 절차를 건너뛰고 신청해 크게 논란이 됐다.

이전까지 노조는 통상적으로 노동위원회로부터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뒤에 사 측과 교섭하고 협상이 불발되면 쟁의행위 조정 신청을 했다.

그러나 하청 노조는 '우리가 교섭 대상'이라는 사용자성을 인정받지 않은 상태에서 곧바로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으면 사용자로 본다'는 개정된 법안에 따라 하청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노위는 하청 노조가 쟁의행위를 신청할 권한이 있는지만 판단해 쟁의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청 노조가 교섭 대표 노조가 아닐뿐더러, 사용자가 개별 교섭에 동의한 적이 없어 쟁의행위 당사자 적격이 없다고 봤다.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파업권 확보가 불발됐다. 사진은 지난 21일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금속노조 자동차 공동파업 /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의 원청 대상 파업권 확보가 불발됐다. 사진은 지난 21일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금속노조 자동차 공동파업 / 전국금속노동조합

◆노조, 절차 중요성 지적한 중노위·사 측에 분개…추가 파업 압박 가능성

중노위는 이번 결정으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도 절차가 중요하다는 점을 확고히 했다. 회사가 하청 노조와 교섭할 수 있나고 인정하고, 교섭 요구 사실을 공고해야 실질적 권한을 얻는다고 분명히 한 것이다.

해당 판단은 현대차 하청 노조의 재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금속노조는 '현대차의 교섭사실 미공고 시정 신청'에 대한 재심을 중노위에 신청한 상태다. 현대차의 판매대리점 소속 및 미화, 보안 등 노동자들은 현대차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지 않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아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중노위는 14일과 21일 두 차례 관련 재심 심판회의를 진행했다. 심판 결과가 조만간 금속노조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재심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재계는 노란봉투법 개정으로 인한 리스크를 다소 덜게 된다. 재계는 노란봉투법이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해 투자 결정과 사업장 이전 등 경영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해왔다.

다만,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한 혼선은 이어질 전망이다. 금속노조는 현재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하청 직접 교섭 사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 하청 노조의 재심과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의 쟁의행위 조정 신청이 그 예시다.

현대차 하청 노조의 재심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 또는 현대차그룹 소속 자회사들의 추가 파업이 이뤄질 가능성도 관측된다. 이미 금속노조는 중노위의 현대모비스 하청 노조 판단 이후 투쟁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예고했다.

금속노조 지침에 따라 현대차그룹 소속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이 지체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현재 현대차 노조는 부분 파업을 벌이며 사 측과 올해 임단협을 이어가고 있으며, 기아 노조도 부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금속노조는 "노조법 제2조제2호의 핵심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력'을 가진 자에게 사용자 책임을 묻는 데 있다"며 "하나의 사업장을 전제로 만들어진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원하청 관계에 기계적으로 적용하면서 거대한 모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 절차는 사용자가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해야만 비로소 시작된다"며 "원청이 교섭 공고를 거부하며 절차의 첫 단추조차 끼어주지 않으면, 중노위는 노조법 제2조 제2호에 따른 실질적 사용자성 심사에 들어가 보지도 못한 채 사건을 덮어버리며, 원청은 그저 '절차'를 무시하고 뻗대는 것만으로, '실질적 사용자'라는 무거운 법적 책임을 빠져나갈 완벽한 면죄부를 얻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원청의 위법한 교섭 거부를 노동조합의 자격 결격사유로 둔갑시켜 버렸다"며 "금속노조는 원청 사용자가 결정한 노동조건에 대해 원청 스스로 직접 책임지게 만드는 원청교섭 쟁취 투쟁을, 노동조합 스스로의 힘으로 멈춤 없이 지속해 나갈 것이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투쟁이 가로막힌 낡은 제도, 즉 교섭창구단일화 폐기 투쟁과 연계하여 전면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ps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