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공동체 질서 수호(?)"…이중근 부영 회장의 두 번째 '한강뷰 전쟁'
신세계 일가 이어 조정호 메리츠 회장 상대로 가처분 소송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울 한남동 자택 맞은편에 단독주택을 짓고 있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조망권 침해를 주장하며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 DB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울 한남동 자택 맞은편에 단독주택을 짓고 있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을 상대로 조망권 침해를 주장하며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 DB

[더팩트 | 공미나 기자]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주변의 '한강 조망권'을 지키기 위한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17년 전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 일가와 조망권을 두고 맞붙은 데 이어 이번에는 또 다른 이웃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신축주택을 문제 삼았다.

이중근 회장 측은 한강 조망권과 더불어 이웃 간 주거 질서와 공동체의 규범을 지키기 위한 대응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의 부지 주변 신축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선이 엇갈린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5월 14일 조 회장과 시공사를 상대로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지난달 27일 서울서부지법에서 기각됐다. 이후 즉시항고에 나서는 한편 용산구청을 상대로 건축허가무효확인 소송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단독주택이 조 회장이 단독주택을 신축하는 터(왼쪽)는 이 회장의 집(오른쪽 빨간 벽돌)과 남동쪽 방향으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이새롬 기자
단독주택이 조 회장이 단독주택을 신축하는 터(왼쪽)는 이 회장의 집(오른쪽 빨간 벽돌)과 남동쪽 방향으로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이새롬 기자

갈등은 조 회장이 1992년부터 보유한 한남동 부지에 최근 단독주택을 짓기 시작하며 불거졌다. 이곳에 짓고 있는 집은 지하 2층~지상 2층, 연면적 2014㎡ 규모로,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조 회장이 주택을 짓고 있는 부지와 도로 약 5m를 사이에 두고 맞은 편에는 이 회장 소유 부지가 자리한다. 이 회장 측은 해당 부지를 "주택 건축을 목적으로 매입했다"고 밝혔지만, 2015년 매입 이후 현재까지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나대지 상태다.

이 회장 측은 조 회장의 주택이 계획대로 완공되면 조망권이 크게 침해받는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단순한 개인 조망권을 넘어 한남동 일대의 건축 질서와 공동체의 주거환경을 지키기 위한 소송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 측은 "조 회장은 건축법을 위반해 높이 제한을 회피하는 방식 등으로 건축을 강행했고, 그 결과 이 회장은 조망권을 심대하게 침해받게 됐다"며 "이러한 위법한 건축이 허용되면 인접 주택 소유자들이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높이려는 유인이 생겨 기존 건축 질서가 훼손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원은 이 회장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 회장 주택으로 이 회장 측 조망이 일부 제한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이 회장 소유 부지가 현재 나대지인 점과 조 회장 역시 자신의 토지를 이용할 재산권이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공사를 중단할 정도의 사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미 골조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공사 중단에 따른 안전상 피해 가능성도 고려됐다.

이 회장 측은 건축허가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 주택이 건물 높이를 산정하는 전면도로를 잘못 설정해 높이 제한을 사실상 회피했다는 주장이다. 지표면과 성토 방식, 옥탑 면적, 지하층 용도 등에서도 법규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는 현재 이 회장 측의 주장으로, 실제 위법 여부는 진행 중인 행정소송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이 회장은 한남동 이웃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 등과도 한강 조망권을 두고 다툰 적이 있다. 사진은 조 회장 주택 공사현장 너머로 보이는 이 회장의 집. /이새롬 기자
이 회장은 한남동 이웃인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 등과도 한강 조망권을 두고 다툰 적이 있다. 사진은 조 회장 주택 공사현장 너머로 보이는 이 회장의 집. /이새롬 기자

한남동에서 이 회장이 한강 조망권 등을 이유로 이웃과 법정 다툼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장 측은 2009년 인근에 주택을 짓던 이명희 신세계 총괄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회장 측을 상대로도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을 제기했다. 당시에는 법원이 조망이익 침해가 수인한도를 넘어선다고 판단해 이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신세계 측이 당초 계획보다 건물 층수를 낮추면서 갈등은 마무리됐다.

17년 만에 다시 시작된 조망권 분쟁에서는 일단 법원이 과거와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이 회장 측은 항고와 행정소송을 동시에 진행하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조 회장 측과의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 회장 측은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상식에 기반한 원칙과 법령에 따라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mnm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