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오버행 해소 직후 고점 매도…투자심리·수급 부담 촉각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달바글로벌이 벤처캐피털(VC) 오버행을 털어내고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에 나선 가운데, 창업자인 반성연 대표와 주요 임원들이 잇달아 지분을 팔면서 시장에 엇갈린 신호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는데, 정작 최대주주와 임원은 고점권에서 지분을 내다 팔면서, 매각 시점과 배경을 둘러싼 주주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 대표는 지난달 28일 보유 주식 227만7750주 가운데 7만6616주를 메리디안원자산운용에 장외매도(블록딜)했다. 주당 25만417원, 총 191억8595만원 규모다.
안현호 상무도 지난달 29~31일 1만625주를 팔아 약 27억원을, 임유진 상무는 31일 5000주를 팔아 약 13억원을 확보했다. 임 상무는 6월 말과 7월 초에도 6500주를 장내매도했다.
이들의 매도를 시장이 의아하게 보는 건, 최근 달바글로벌의 상황이 주주에게 유리해지고 있어서다. 주가를 눌러온 VC 오버행이 풀렸고, 지분 구성도 장기 기관 중심으로 재편됐다.
상장 당시 약 42%였던 VC 4개사 물량은 최근 사실상 전량 처분됐고, 그 자리를 국민연금(9.58%)과 영국 M&G(7.6%), 피델리티인터내셔널(FIL·5.19%) 등이 채웠다. 회사 측에 따르면 6월 코스피200 편입으로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세도 들어와 물량이 안정적으로 소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기대도 커지던 참이었다. 달바글로벌은 지난달 보유 자사주 8만3364주 중 임직원 주식보상(RSU) 예정분 2만주를 뺀 6만3364주를 연내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상장 후 첫 소각이다. 실적도 좋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약 68%, 70% 늘었고, 올 1분기에도 나란히 약 50% 증가했다.
이처럼 기대가 커지던 때에, 그것도 고점권에서 최대주주와 핵심 임원이 잇달아 지분을 팔았다. 매도 시점이 VC 오버행 해소를 알린 직후와 겹치자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온라인 주주 게시판에는 "실적도 좋은데 왜 하필 실적 발표를 앞두고 파느냐", "왜 파는지 공시해달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수급 부담도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나의 큰 VC 물량이 빠진 자리에 이번엔 최대주주·임원 등 내부자 매물이 들어선 셈이다. 유통주식이 넉넉지 않은 종목이라 이런 물량은 수급에 민감하게 작용할 수 있다.

회사는 매각에 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 대표는 지난해 11월 콜옵션 행사로 32만5000주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기타소득 약 400억원이 발생해 종합소득세 약 179억원을 내야 했다.
구주매출로 마련한 세후 자금을 빼고도 약 141억원이 더 필요하자, 6월 필요 재원만큼(약 191억9000만원)을 블록딜로 팔겠다고 사전 공시했고 실제 거래도 계획과 맞았다.
다만 두 임원은 매각한 사유가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측에 문의하니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일부를 개인적 자금 수요에 따라 차익실현한 것"이라며 특별한 사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시장의 우려해 대해서도 달바글로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주 구성이 장기 우량 투자자 중심으로 고르게 분포돼 투자심리가 위축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점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전문가들은 개별 사안을 단정하기보다 제도 정비의 계기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반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호재가 있는데도 (주요 임원들이) 주식을 팔았을 경우 내부 정보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며 "특정 기업의 거래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자본시장 관련 제도와 내부자 거래 모니터링 체계를 보다 촘촘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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