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ACT

검색
경제
가덕도신공항도 못 피했다…공공공사 '공사비 쇼크' 사각지대
중동전쟁 여파로 공사비 급등
입찰공고-계약 사이 물가 상승분 반영 안 돼
대우건설 "특례조항 만들어 공사비 현실화" 요청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국가 균형발전과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한 핵심 인프라 사업이다. 2035년 개항을 목표로 한다. 사진은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국가 균형발전과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한 핵심 인프라 사업이다. 2035년 개항을 목표로 한다. 사진은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

[더팩트|황준익 기자]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첫 삽을 뜨기도 전에 위기를 맞았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다. 주간사인 대우건설을 비롯해 컨소시엄 업체들은 물가 폭등에 따른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에 공사비 증액을 요청하고 나섰다. 일부 지역 건설사들은 컨소시엄 탈퇴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어 사업이 또다시 좌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다.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컨소시엄에 참여한 부산·경남지역 건설사 13곳은 이달 초 국토교통부 등에 공사비 현실화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공사비 증액이 안 되면 컨소시엄 탈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곳의 지분율은 13%다. 지분 55%를 가진 대우건설도 계약 체결을 앞두고 대규모 손실을 우려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부가 지역 중소 협력업체 등을 고려해 특례조항을 만들어서 전쟁에 따른 공사비 급등분에 대한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국가 균형발전과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위한 핵심 인프라 사업이다. 2035년 개항을 목표로 한다. 2024년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현대건설이 공사 기간 연장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다 사업 참여를 철회했다.

이후 정부는 지난해 말 공사비를 10조5000억원에서 10조7000억원으로 늘려 재입찰 공고를 냈고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입찰에 참여해 지난 3월 수의계약대상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입찰공고 이후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공사비가 급등했는데 이 같은 물가 상승분이 공사비에 반영이 안 된다는 점이다.

일반 공공공사의 경우 물가 상승분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계약금액 조정이 가능하다. 통상 물가변동 기준일은 기술형 경쟁 입찰의 경우 입찰일, 수의계약은 예비계약 체결일로 각각 규정돼 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현재 기본설계와 우선시공분 실시설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오는 11월 우선시공분에 대한 실시설계 계약(예비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예비계약 체결일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공고 시점과 비교해 물가 격차가 크면 그 상승분을 보전받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특히 유찰과 재입찰을 반복하다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경우에는 기간이 더욱 길어져 격차가 한층 심화한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137.67로 지난해 12월 대비 3.7% 올랐다. 특히 5월 토목건설공사비지수는 143.30으로 5.2%나 상승했다.

대우건설 측은 "공사비 규모가 크기 때문에 5%만 올라도 상승분은 5000억원이 넘는다"며 "이대로라면 감당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기술형 입찰인 가덕도신공항은 해상 매립과 대규모 토목공사가 수반되는 특성상 유류비·자재비 비중이 막대해 물가 상승의 타격을 직접 받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국책공사들이 동일한 구조적 함정에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수의계약 협상은 컨소시엄 참여사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총사업비 증액이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이 장기화하거나 최종 결렬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원·하도급 계약 구조상 원청사가 발주처로부터 계약금액 조정을 받지 못하면 하도급 업체의 비용 보전 역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같은 원가 급등 상황에서 공사비 증액 대책 없이 사업을 강행할 경우 대규모 적자를 피할 수 없는 구조"라며 "적정 공사비가 담보되지 않는다면 참여 건설사의 사업 포기와 컨소시엄 해체가 가속화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중동전쟁에 따른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건설공사에 대해 입찰일 이전(수의계약의 경우 예비계약 체결일 또는 우선시공분 계약체결일 이전) 단계에서도 총사업비 자율조정을 허용하는 국교부 훈령을 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전쟁·사변·천재지변 또는 이에 준하는 불가항력적 사유로 물가변동분 반영이 필요한 경우 물가변동의 기준일을 입찰공고일로 설정하는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물가변동 제도의 사각지대는 시공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수십조 원대 국책사업의 완성도에 직결된다"며 "제도적 보완 없이는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lusik@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
회사소개 로그인 PC화면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