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혁빈 아내 측 5대 5 요구…기업가치 4조~8조원

[더팩트|우지수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 재산분할금으로는 역대 최대 금액인 944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오면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수조원대 이혼소송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최 회장 이혼소송이 기업 오너 지분 분배의 표지판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서울고법 가사1부는 지난 24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에서 이같이 선고하며 분할 비율을 최 회장 3분의 2, 노 관장 3분의 1로 정했다. 권 CVO 이혼소송 1심은 지난 8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에서 변론이 종결돼 9월 9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 권 CVO 아내 이 모씨 측이 5대 5 분할을 요구하고 있어 청구가 전부 인용되면 분할액은 최대 4조원 수준으로 최 회장 사건의 4배에 이른다.
최 회장 사건에서 재판부는 쟁점이던 SK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시켰다. 기여도 판단 근거도 주목받는다. 재판부는 혼인 기간 중 최 회장 경영 활동으로 주식 가치가 크게 늘었다고 보면서도 노 관장의 가사와 양육, SK그룹 관련 대외 활동이 여기에 기여했다고 판단했다. 경영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배우자의 가사·양육 기여만으로 3분의 1이 인정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노 관장 몫으로 인정된 비율이 줄어든 폭에 주목한다. 2심은 노 관장 기여도를 35% 수준으로 봤는데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원한 비자금 300억원은 불법원인급여여서 노 관장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감액 요인이 명시됐는데도 파기환송심 비율은 33%로 2%포인트가량 낮아지는 데 그쳤다.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배우자 기여를 3분의 1가량 인정하는 흐름이 유지된 것으로, 절반 분할을 주장하는 이 씨 측에 유리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최 회장 사건은 비자금 성격과 유책 판단 등 권혁빈 사건에 없는 쟁점이 얽혀 있어 그대로 참고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 씨 측은 창업 당시 스마일게이트 지분 30%를 보유한 주주였고 설립 초기 대표이사와 이사로 등기돼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재산의 5대 5 분할을 요구하고 있다. 권 CVO 측은 소송 내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이 씨가 출자금을 낸 적이 없고 경영에 참여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권 CVO 이혼 청구가 인용돼 재산분할 판단까지 내려진다면 국내 이혼소송 역대 최대 재산분할액 기록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현재 기준으로는 노 관장이 받을 9440억원이 가장 크다. 법원 감정에서 스마일게이트 기업가치는 현금흐름할인법(DCF) 기준 약 8조160억원, 상속세 및 증여세법 기준 당초 4조9000억원으로 산출됐다가 보완 감정을 거쳐 6조원대 후반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 측 주장대로 5대 5 분할이면 3조원대 중반에서 최대 4조원, 노 관장에게 인정된 33%를 대입해도 2조원대 중후반이다.
그동안 재벌가 이혼은 경영권과 연결된 주식이 분할 대상에서 빠지는 경우가 많았다.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은 아내였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상대로 1조2000억원대를 청구했지만 대법원은 2020년 약 141억원만 인정했다. 게임업계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2004년 이혼하며 협의를 통해 배우자에게 엔씨소프트 지분 1.76%를 넘긴 사례가 있다. 당시 시가로 300억원대다.
분할 방식도 변수다. 대법원은 지난 5월 두 사건과 별개인 비상장주식 재산분할 소송에서 현금으로 정산하는 대상분할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 형평을 현저히 해칠 경우 주식 자체를 나누는 현물분할 등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첫 판단을 내놨다. 스마일게이트는 비상장사라 시장가격이 없어 감정에 의존해야 한다. 만일 현물분할이 이뤄질 경우 권 CVO 단독주주 구조에 변동이 생겨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가치 감정과 기여도 공방이 4년간 이어진 가운데 결론은 이혼 성립 여부에서 갈린다. 권 CVO 측이 이혼에 반대하고 있어 청구 인용 여부가 1차 분기점이다. 이혼이 인용될 경우 기여도와 분할 비율이 결론에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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