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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과급 제도 도마…이해관계자 이익 침해땐 수정 가능성 제기
상한 없는 영업이익 연동에 이익 배분 쟁점 부상
최태원 "이해관계자 문제 침해할 경우 손봐야"


반도체 업계 성과급 제도에 대해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회사와 주주간의 이익 배분 절차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더팩트 DB
반도체 업계 성과급 제도에 대해 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회사와 주주간의 이익 배분 절차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우지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도입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을 놓고 주주 측 이의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노사 교섭 사안이던 성과급이 이익 배분 절차 논쟁으로 옮겨가면서 제도 개편 여부가 쟁점이 됐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성과급 갈등은 주주와 임직원 간 이익 배분 논의로 번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실적 호조로 늘어난 성과급 재원과 주주가치 훼손 우려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지 못하면 다른 업계로도 이 같은 논쟁이 옮겨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사옥을 찾아 삼성전자 특별경영성과급 관련 주주서한을 냈다고 밝혔다. 서한에는 주주 696명이 서명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지분을 약 7.9% 보유하고 있다.

액트는 성과급 합의안이 임금인지 이익 배분인지를 가리는 법적 성격 판단과 주주총회 승인 필요 여부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가가 하락하면 손실은 주주가 부담하지만 임직원 보상은 주가와 무관하게 영업이익에 연동된다는 논리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매년 수십조원을 10년간 지급하는 이익 배분은 위험을 떠안는 주주 승인을 거쳐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두 회사 성과급 구조는 지난해부터 바뀌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해 9월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을 연간 영업이익 10%로 정하고 기본급 1000%였던 상한을 폐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사업성과 10.5%를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으로 책정했다. 두 제도 모두 10년간 적용한다.

실적 개선으로 재원 규모도 커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7조20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89조4000억원을 제시했다. 액트는 올해 예상 실적을 적용하면 성과급이 연간 최대 4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다만 현행법상 근거는 없다. 상법 제388조는 이사 보수를 주주총회 결의 사항으로 두지만 일반 직원 성과급에는 같은 절차를 요구하지 않는다. 주주 측 요구를 제도화하려면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 사측은 지난 14일 3차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PS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도 직원이 원하면 PS의 10~50%를 자사주로 전환할 수 있지만, 사측 제안은 처음부터 일정 부분을 주식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앞서 삼성전자가 특별경영성과급을 전액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한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노조는 지난해 합의 취지를 훼손하는 수준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상한 폐지로 늘어난 현금 유출 시점을 조절하려는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에 10%를 적용한 PS 재원은 4조7200억원이지만,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260조원을 대입하면 26조원 규모가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제도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난 15일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SK하이닉스 성과급 제도와 관련해 "SK MS(SK그룹 경영철학)에는 구성원의 행복을 위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에는 이해관계자가 같이 행복해야 한다는 단서가 있다"며 "구성원의 행복이 이해관계자의 문제를 정말로 침해하거나, 나쁘게 만들었다면 이 문제를 손을 대고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모든 사람이 싫어한다면 문제이지만 그렇게까지 보이지는 않는다"며 즉각 개편에는 선을 그었다.

향후 교섭에서는 자사주 지급 비율과 직원 선택권 보장 여부가 조율 대상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9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성과급 재원 규모가 구체화하는 시점인 만큼 제도 논의가 다시 부각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호황기에 현금이 몰리지만 업황이 꺾여도 설비투자를 곧바로 줄일 수 없다"며 "상한 없는 성과급을 해마다 현금으로 내보내면 투자 주기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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