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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미래·메리츠證 직격…LP '주식 재대여' 관행 폭탄 떨어질까
요율 차이 77배 무위험 마진에 칼 뺀 당국
해외 주식 사각지대 역풍에 자산운용사도 '몸 사리기'


금감원이 지난달 26일까지 증권사 ETF LP 관련 현장검사를 마무리하면서 증권사 LP의 주식 재대여 관행이 불건전 영업 행위로 규정될지 주목되고 있다. /더팩트 DB
금감원이 지난달 26일까지 증권사 ETF LP 관련 현장검사를 마무리하면서 증권사 LP의 주식 재대여 관행이 불건전 영업 행위로 규정될지 주목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금융 당국이 국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공급자(LP) 관련 현장검사를 마무리하고 제도 개선 절차에 돌입한다. 앞서 증권사들이 자산운용사로부터 주식을 저리로 빌린 후 이를 헤지펀드 등에 비싸게 다시 대여해 막대한 차익을 취한 관행을 손보겠다고 밝힌 만큼 규제 개혁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중순 BNK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최근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까지 증권사 LP 부서를 대상으로 현장검사를 마쳤다. 검사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토대로 증권사 LP의 ETF 차입주식 재대여 거래 관행을 개선할 전망이다.

주식 재대여 관행은 자산운용사의 주식 대여 평균 요율은 연 0.028% 수준인 데 반해 증권사가 이를 재대여할 때 평균 2.15%의 요율을 적용해 차익을 취한 행위를 뜻한다. 증권사들이 무려 77배에 달하는 요율로 자본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앉은자리에서 스프레드(금리 차이) 마진을 챙겨 무위험 차익 거래를 취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해외 주식은 증권사 LP 영업의 주요 수입원으로 꼽힌다. 국내 주식은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쳐 주식 대여가 이뤄지기 때문에 수수료율이나 담보가 일정 수준으로 정해져 있어서다. 해외 주식은 수탁사만을 통해 움직여 대여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규제 사각지대 속에서 해외 주식을 활용한 재대여 마진이 증권사들의 알짜 수익원으로 자리 잡은 배경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를 통해 LP로서의 기여도와 대여 요율 간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은 특정 LP가 시장 금리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주식을 대여받았다면, 이는 공정한 시장 경쟁을 해칠 수 있는 불건전 영업 행위로 볼 수 있어서다.

이에 검사를 받은 BNK투자증권 등에서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히 BNK투자증권의 경우 업계 내 대차 비즈니스 점유율이 높아 이번 검사에 따른 후폭풍에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리테일과 기업금융(IB)를 아우르는 초대형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이나 메리츠증권도 대차 비즈니스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그간 금융투자업계의 관행이나 효율적인 자산운용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행위가 금융 당국에 의해 불건전 영업행위로 규정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운용사와 계약을 맺은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한 대차 거래가 재개 대상이 될 줄은 몰랐다"며 "당국이 부당 이익 환수나 영업정지 등 징계를 내리면 향후 LP 비즈니스 위축이나 회사 평판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던 자산운용업계도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증권사가 운용사의 ETF 설정액(AUM)을 키워주는 대가로 주식을 초저리에 대여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국이 단순 증권사 LP 부서의 일탈을 넘어 자산운용사와 유착 구조까지 들여다본다면 운용사들 역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이나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당국 칼날을 피하고자 올해부터 선제적으로 주식 대여 물량 환수에 나서는 등 몸을 사리고 있다. 이에 시장 전반의 대차 유동성이 감소하면서 대차 마진에 의존하던 증권사들의 실적 타격도 가팔라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향후 증권사 LP 업무의 주식 재대여 관행에 대한 규제가 이어진다면 운용사들의 물량 잠김 현상도 맞물릴 여지도 남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 내 대차 시장 회색지대가 당국 규제 강화와 불건전 관행 척결 기조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불건전 영업 행위로 비치지 않으려면 단순 금리차 마진 챙기기 식 영업에서 벗어나 엄격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고 공정한 요율 산정 방식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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