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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스닥은 요원…'삼전닉스'가 삼킨 수급에 코스닥 '와르르'
한 달간 23.27% 하락…세계 주요 지수 중 최대 낙폭 기록
개미 뭉칫돈은 삼전닉스 레버리지로…증권가 "정부 정책 모멘텀 주목"


코스닥이 최근 급격한 조정을 맞으면서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코스피가 급반등한 지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표시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코스닥이 최근 급격한 조정을 맞으면서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다. 코스피가 급반등한 지 하루 만에 상승분을 반납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이 표시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코스닥 지수가 800선 아래로 내려가며 부진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최근 급격한 조정을 맞으면서 연초 '1000스닥' 시대 개막으로 부풀었던 3000스닥 기대가 무색한 모습이다.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블랙홀처럼 증시 전반의 개인투자자 자금과 수급을 빨아들이면서 별개 시장인 코스닥의 기초체력까지 무너뜨리는 양상이다.

한국거래소는 20일 오전 10시 52분 코스닥 시장에 대해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닥은 이달 들어서만 지수가 약 137포인트 넘게 빠지며 사실상 투매 장세를 보였다. 세계 증시와 비교해도 하락 폭이 가파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코스닥은 최근 한 달간 23.27% 하락하며 세계 주요 지수 중 가장 가파른 낙폭을 기록했다.

지난달 18일 1000.93에 마감했던 코스닥은 한 달가량 낙폭을 키우며 800선 아래로 밀렸다. 지난 14일에는 장중 749.76까지 떨어지며 약 1년 만에 최저치를 찍기도 했다.

이 같은 코스닥 침체의 배경으로는 시장의 핵심 수급 주체 역할을 했던 개인 투자자의 이탈이 꼽힌다. 개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코스닥 시장에서만 4조4000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 감소도 빨라지는 추세다. 개인 비중은 2001년 95.3%에서 2024년 80%까지 연평균 -0.7%포인트씩 감소했는데 2025년에는 74.7%, 올해는 5월 28일 기준 69.2%로 최근 2년 연평균 -5.3%포인트씩 빠르게 하락했다.

코스닥에서 이탈한 개인 투자자들의 수급과 자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강세 국면을 따라 반도체 대형주로 집중됐다. 이익 모멘텀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수급도 대형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는 수급 이탈의 도화선이 됐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월 들어 코스닥이 신저가를 경신했는데 주요 원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로 추정된다"며 "출시일 이후 대형주 수급 쏠림이 심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5월 27일 출시된 이후부터 이달 16일까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및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16종에 총 13조4133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는 4조9991억원이 몰린 'KODEX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가 차지했다. 이어 'TIGER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3조4461억원), 'KODEX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3조757억원), 'TIGER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1조8916억원), 'SOL SK하이닉스 선물 단일종목 인버스2X'(1493억원), 'ACE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986억원) 등 순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코스피 대형주 중심의 레버리지 블랙홀 현상이 코스닥 투자 심리를 빠르게 악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스닥150 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의 1개월 수익률은 -44.85%에 머물렀다. 반면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IWOOM 코스닥150선물인버스'는 같은 기간 수익률 25.29%를 기록했다.

코스닥 부진의 원인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 현상이 지목된다. /더팩트 DB
코스닥 부진의 원인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쏠림 현상이 지목된다. /더팩트 DB

정부와 한국거래소는 시장 체질 개선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먼저 정부는 '코스닥 승강제' 세부방안을 연내 마련해 내년 초 시행할 예정이다. 우량기업을 선별해 지원하고 부실기업을 신속히 퇴출하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 1일부터는 강화된 코스닥 시장 부실기업 퇴출 제도도 시행했다. 먼저 시가총액(200억원)과 주가(1000원) 미달 종목이 일정 기간 이어질 경우 시장에서 퇴출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손질에도 나섰다. 먼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신규 상장이 잠정 중단된다. 국내 상장 상품과 해외 상장 상품 모두 다음달 5일부터 기본예탁금이 3000만원으로 상향했다. 현재 개인 일반투자자는 국내·해외 상장 관련 상품을 새로 매수할 때 기본예탁금 1000만원 이상을 예치해야 한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 활성화 정부 정책 모멘텀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 개선이 코스닥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제도 개선과 정부 정책 모멘텀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낙폭 과대 구간의 코스닥 지수에 반전을 기대할 여지가 존재한다"며 "현재 최악의 상황에서 해당 제도가 개선된다면 수급 쏠림 완화를 기대할 수 있고 정책 효과가 반영된다면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우량 성장주로 개인투자자 자금의 재유입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윤재홍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또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대한 규제 시 수급 쏠림 현상이 일정 부분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함께 추가적인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통한 투자 심리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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