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인수에 1조 투입 시 CET1 28bp 하락 추정…증자도 '부담'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신한금융그룹이 롯데손해보험 인수 가능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인수가 현실화하면 그룹의 취약한 손해보험 사업 체급을 단숨에 키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EZ손해보험에 롯데손보의 장기보험 계약과 설계사 영업망, 보험계약마진(CSM)을 더하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을 아우르는 보험 포트폴리오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인수대금에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 개선을 위한 추가 출자까지 더해지면 신한금융의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주주환원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 경영권 지분 77.04%의 인수가격으로 1조원 안팎이 거론되고 있지만, 신한금융은 매도자 측과의 단독 협상 여부나 구체적인 인수가격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이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손해보험 사업의 규모를 단숨에 확대하고 보험 본업의 장기 이익 기반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은 현재 신한EZ손해보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해 1분기 말 자산은 3474억원이며 9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롯데손보의 1분기 말 총자산은 13조8688억원이다. 단순 비교하면 신한금융의 손보 사업 자산 규모가 약 40배 수준으로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말 기준 점포 141개와 등록설계사 7790명을 보유하고 있다. 신한EZ손보가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영업해온 것과 달리 롯데손보는 장기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대면 영업망을 갖추고 있어, 인수 시 상품과 고객 기반을 함께 확보할 수 있다.
보험 본업에서 확보할 장기 이익 기반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말 CSM은 2조50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1.1% 증가했고, 분기 CSM 상각액도 587억원으로 12.3% 늘었다. 핵심 보종인 장기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6410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한라이프와 롯데손보를 통해 생명보험과 손해보험의 풀라인업을 갖출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연금·종신보험과 건강·상해·간병보험을 함께 설계하고, 기업 고객에게 퇴직연금·단체보험·재산보험을 묶어 공급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롯데손보의 올해 1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6조2000억원으로 책임준비금의 52%를 차지한다.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의 퇴직연금 사업과 결합하면 기업고객 대상 공동 영업과 자산운용 부문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인수대금과 더불어 인수 이후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한금융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손보의 1분기 말 K-ICS 비율은 선택적 경과조치 적용 전 131.9%, 적용 후 164.4%로 나타났다. 롯데손보가 무·저해지보험 해지율에 적용하고 있는 예외모형 대신 원칙모형을 적용하면 K-ICS 비율은 경과조치 전 113.7%, 적용 후 138.1%까지 낮아진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금융당국의 K-ICS 권고수준인 130%를 밑돈다.
내년부터 규제지표로 도입되는 기본자본 K-ICS 비율도 부담이다. 롯데손보의 1분기 말 기본자본 K-ICS 비율은 -21.4%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기본자본 K-ICS 기준을 50%로 정하고 2027년부터 시행하되, 2035년 말까지 단계적인 경과조치를 적용할 예정이다. 당장 내년에 50%를 일시에 충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자본이 마이너스인 만큼 인수 이후 유상증자를 포함한 자본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한금융의 자본비율과 주주환원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나증권은 신한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5000억원을 투입하면 CET1 비율이 0.14%포인트, 1조원을 투입하면 0.28%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롯데손보의 수익성과 신한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고려하면 인수가격이 충분히 낮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이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제시한 CET1 비율은 13.19%였다. 증권업계는 이후 구조적 외화포지션 확대에 따른 개선 효과를 반영해 2분기 초 CET1 출발점을 약 13.30%로 보고 있으며, 2분기 말에는 13.4~13.5%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중장기적으로 CET1 비율을 13% 이상으로 관리하고, 자본효율화로 발생한 초과자본은 추가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원칙을 제시한 상태다.
2분기 말 CET1 비율을 13.4%로 가정하면 인수대금 1조원 투입만으로 약 13.1%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롯데손보의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한 추가 출자까지 이뤄지면 신한금융의 CET1 13% 관리선과 하반기 자사주 매입 여력이 동시에 압박받을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롯데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건전성 문제와 추가 자본 투입 부담을 거론하며 인수가격을 낮추려 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매도자 측도 기존에 기대했던 가격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을 수용해야 하는 만큼 양측이 가격과 향후 증자 부담을 놓고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단독 협상 여부나 구체적인 인수가격 등은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이나 한국금융지주 가운데 한 곳이 단독 협상자가 되는 절차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 가능성을 내부적으로 조용히 검토하고 있는 상황으로, 그 이상의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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