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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구조재편 속도 내는데…하반기 업황 회복 '안갯속'
여수 승인·대산 합병 진척, 울산은 협의 중
중국 공급과잉에 중동 정세 불확실성↑


지난 4월 전라남도 여수 산단의 나프타 가공(NCC)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4월 전라남도 여수 산단의 나프타 가공(NCC)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국내 석유화학 산업 구조재편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여수 산업단지 재편안은 이달 중 정부 승인 여부가 가려지고, 앞서 승인된 대산 산단은 기업결합 심사에 들어갔다. 울산은 협의가 이어지는 중이다. 다만 설비 감축이 현실화해도 업황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천NCC와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제출한 여수 산단 재편안에 대한 정부 심의가 이달 내 완료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분할해 여천NCC와 통합하는 방식으로 여천NCC 2공장 91만5000톤(t)과 이미 멈춘 3공장 47만t을 합쳐 약 140만t을 줄인다.

앞서 대산 산단 재편안은 지난 2월 승인됐다. 롯데케미칼 대산 사업장을 물적분할해 HD현대케미칼과 합치고,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각각 6000억원을 출자해 지분을 절반씩 갖는 구조다. 통합법인은 연산 110만t 규모 NCC 가동을 멈춘다. 합병은 오는 9월 1일 마무리를 목표로 공정거래위원회 심의 절차가 개시된 상태다. 여수 물량까지 더하면 감축 규모는 250만t 안팎으로, 정부가 지난해 8월 자율협약에서 제시한 목표치 270만~370만t의 상당 부분을 채운다.

울산 산단은 에쓰오일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가 공동 재편안을 놓고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3사 에틸렌 생산능력은 대한유화 90만t, SK지오센트릭 66만t, 에쓰오일 18만t 순으로 노후 대형 설비 비중이 낮다. 변수는 에쓰오일의 '샤힌프로젝트'다. 약 9조원이 투입된 이 설비는 연산 180만t 규모 에틸렌 생산능력을 오히려 더하게 된다. 감축으로 줄이는 물량을 새 설비가 채우는 구조여서 산단 전체의 순감축 효과를 두고 견해가 엇갈린다.

다만 재편이 속도를 내더라도 업황 개선까지 이어질지는 별개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설비를 늘리며 자급률을 끌어올린 탓에 아시아 범용제품 시장의 공급 부담이 그대로여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2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산업기상도'에서 석유화학은 11개 주요 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최하위 등급인 '비'로 분류됐다. 생산은 상반기보다 5.2% 늘지만 수출은 14.8%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수익성을 누르는 요인으로는 역래깅이 지목된다. 유가와 제품가격이 내려가는 동안 앞서 비싸게 사들인 나프타가 원가로 투입되는 구조다. 원료 조달 여건도 다시 흔들린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 충돌을 이어가며 통항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7~8월 원유 도입 물량이 전년 대비 100%를 넘는다고 밝혔지만, 통상 30~40일치를 비축하는 구조여서 9월 이후 계약분이 변수로 남는다.

제품별 가격 흐름이 엇갈리는 점도 부담이다. 나프타 가격이 안정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에틸렌 △합성수지 △고무체인 등 주요 제품군이 함께 움직여야 NCC 업체 실적이 따라온다는 이유에서다. 범용 제품 비중이 큰 기업들은 원가보다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 부담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남아 있는 산단의 논의가 완전히 마무리돼야 전체적인 감축 효과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발 공급과잉과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시황을 주시하면서 고부가 제품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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