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함정 건조 규제 완화 여부 변수…현지 파트너십 강화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미국 조선 부흥 프로젝트(MASGA, 마스가)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조선업계도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현대와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미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현지 조선소 활용도를 높여 사업의 접촉면을 늘릴 전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해군력 증강을 핵심 국방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자국 조선업 기반 약화로 군함 건조는 물론 유지·보수(MRO) 역량도 부족해지면서 한국 등 우방국과의 조선 협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군함 건조 협력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또 지난 15일 미국 국방혁신서밋에서는 "한국을 비롯한 해외 기업들과 선박 건조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해외에서 건조된 선박도 구매할 것"이라고 밝히며 한·미 조선 협력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이에 국내 조선 3사는 미국 정부와 현지 조선업계 움직임에 맞춰 각기 다른 전략으로 MASGA 사업을 준비 중이다.
HD현대는 현지 네트워크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미국 최대 종합 설계·조달·시공(EPC) 기업인 키윗(Kiewit)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미국 내 선박 공동 건조와 선박용 블록·모듈 현지 생산 기반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HD현대는 지난해 미국 최대 군함 건조업체인 헌팅턴 잉걸스와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등 미국 현지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국 현지 생산기지를 앞세워 MASGA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그룹이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는 최근 미국 미사일방어청(MDA)의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을 수주했다. MRIV는 미사일 비행시험 시 궤적 추적과 원격 측정자료 수집, 시험 결과 분석 등을 수행하는 특수 목적 선박이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를 미국 내 핵심 생산 거점으로 활용해 군함 건조와 MRO 사업을 확대해 향후 MASGA 프로젝트에서도 현지 생산 역량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군수지원선과 MRO 분야를 중심으로 미국 시장 참여를 노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잠수함이나 구축함 등 무기가 탑재되는 특수선 사업은 하지 않고 있지만, 군수지원선 등 비전투 함정은 상선 건조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MASGA 참여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미국 MRO 전문 조선사인 비거마린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미국 해군·해상수송사령부 MRO 사업에 참여 중이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의 미국 함정 사업 확대 여부는 현지 법·제도 변화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국은 존스법(Jones Act), 번스-톨레프슨법 등에 따라 미국 내 민간 여객·화물선과 군함의 건조를 자국 내에서만 가능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이 직접 함정을 수주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활용하거나 현지 조선소와의 협력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 행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맹국 예외' 도입·행정명령 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MASGA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미국 현지 업체와의 MOU를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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