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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제안 1921건…23일 부동산 해법 윤곽 드러나나
공급·금융·세제 공개토론 마무리…남은 건 대통령 주재 대토론회
재건축부터 보유세까지…좁혀진 핵심 의제들


정부가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공급·금융·세제 개편 방향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정부가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공급·금융·세제 개편 방향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사흘간 이어진 부동산 공개 토론회의 공은 이제 이재명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정부는 오는 23일 이 대통령 주재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열고 공급·금융·세제 개편 방향을 논의한다.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조만간 발표할 부동산 정책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정책 윤곽이 이날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공급)·금융위원회(금융)·재정경제부(세제) 부처별 부동산 정책 국민 경청 토론회를 열었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개선부터 공급 확대 방안·대출 규제 완화·보유세 개편까지 시장 전반을 둘러싼 쟁점이 제기됐다.

전문가·업계·학계·국민·시민단체가 참여한 각 부처 토론회에서는 하나의 결론에 이르기보다 의견이 엇갈렸다. 집값 안정을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장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고 세제·금융 분야에서도 정책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 있었지만 일부 쟁점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정부는 토론 과정에서 의견을 듣는 데 무게를 뒀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당시 모두발언에서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공개 토론회와 별도로 '부동산토론회.kr'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 의견도 받고 있다. 20일 오전 8시 기준 접수된 제안은 1921건이다. 금융 분야가 890건으로 가장 많았고 공급(562건)·세제(462건)가 뒤를 이었다.

금융에서는 대출·전세사기·1주택자·LTV 등이, 공급에서는 비아파트 활성화와 재개발·임대주택·분양가상한제 등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세제는 보유세와 양도세·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 의견이 집중됐다. 정부는 이들 제안 가운데 핵심 의견을 오는 23일 국민 대토론회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 공급 확대 공감대…관건은 실행 막는 병목 해소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세제 국민 의견 경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사흘간 이어진 토론회에서 비교적 공감대가 형성된 분야는 공급이었다. 정부가 이미 발표한 '9·7 대책'과 '1·29 대책'의 방향성보다는 공급이 실제 시장에 나오기까지 가로막는 제도적 병목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공급 분야 토론회에서 진미윤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주택 공급은 인허가와 착공·분양·준공·입주가 순환해야 하지만 현재는 착공 단계에서 상당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급 전 과정의 파이프라인을 복원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진 교수는 파이프라인 복원의 해법으로 금융·세제 지원·정비사업 활성화·건축 규제 완화를 꼽았다.

특히 민간 재건축·재개발 사업 정상화 필요성이 잇따라 나왔다. 공사비 상승과 사업성 악화·금융 규제 등이 겹치면서 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만큼 규제 개선 없이는 공급 확대도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시 정비사업 추진 단지 2249개 단지가 있지만 이 가운데 약 7%만 시공에 들어간 상황이다"며 "일부 사업장의 3.3㎡(1평)당 공사비가 사업 초기 500만원대에서 1300만원 수준까지 오르는 등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사업성이 크게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주비 대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비(非)아파트 활성화 역시 공급 확대의 또 다른 축으로 제시됐다. 전세사기 이후 위축된 비아파트 시장을 회복하지 않고서는 단기간 공급 확대에도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비아파트 공급 필요성에는 정부와 시장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구조는 아파트와 상당히 다르다"며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제도를 일관성 있게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급 분야에서 쏟아진 제안들은 달랐지만 지향점은 하나로 해석된다. 주택 공급 속도를 끌어올려 시장에 공급 물량이 제때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는 것이다. 정부도 공급 확대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이번에는 정말 부동산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공급의 열쇠는 금융, 시장의 신호는 세제

한국갤럽이 지난 3일 발표한 7월 1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46%로 긍정 평가(26%)를 20%포인트 앞섰다. /뉴시스
한국갤럽이 지난 3일 발표한 7월 1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46%로 긍정 평가(26%)를 20%포인트 앞섰다. /뉴시스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대체로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금융과 세제 분야에서는 해법을 둘러싼 시각차가 두드러졌다. 금융 분야에서는 청년층의 대출 규제를 완화해 부모의 자산 규모에 따라 내 집 마련 기회가 갈리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면 공급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만 풀 경우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전세대출 역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장 왜곡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부동산 문제는 실타래처럼 많이 얽혀 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문제"라며 "23일 열리는 대토론회에서 더 깊이 있게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세제 분야 역시 토론회에서 보유세 실효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실거주자의 세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기도 했다. 다만 종부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가 아닌 보유가액 중심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모였다.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유세와 거래세의 적정 수준·초고가 주택 기준 등을 국민 대토론회의 핵심 의제로 직접 제시하면서다. 실거주 1주택이라도 초고가 주택이면 추가적인 보유 부담이 필요한지, 초고가 주택의 기준을 어디에 둘지, 서울과 지방의 가격 격차를 고려해 과세 기준을 달리 적용할지 등이 주요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에 대해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현재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세제 개편·공급 확대·제도 개선·금융 규제 등의 구상들이 대토론회를 기점으로 방향 전환이 가능할지 지켜볼 시점"이라고 했다.

한편 정부 부동산 정책을 바라보는 여론은 냉랭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3일 공개한 7월 1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은 46%로 긍정 평가(26%)를 20%포인트 앞섰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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