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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폭스바겐 추격하는 현대차그룹…'글로벌 2위' 원년 되나
올 상반기 격차 53만대…1년 새 20만대 축소
폭스바겐 부진 속 현대차그룹 미국서 호조
"중국 공세 대응·생산 경쟁력 확보 관건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완성차 2위 도약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 현대자동차그룹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판매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완성차 2위 도약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 현대자동차그룹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판매 2위인 폭스바겐그룹을 추격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이 중국 시장 부진과 수익성 악화에 대응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늘리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412만5700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441만대보다 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196만6267대, 기아 163만988대를 합쳐 총 359만7255대를 판매했다. 양사의 격차는 약 53만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약 75만대였던 판매 차이가 1년 만에 20만대 넘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폭스바겐그룹이 약 898만대를 판매해 토요타그룹에 이어 글로벌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약 727만대로 3위에 올랐다. 당시 양사의 연간 판매 격차는 약 171만대였다.

올해 들어 폭스바겐그룹의 판매 감소 폭이 커지면서 현대차그룹의 추격 가능성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폭스바겐그룹의 부진에는 최대 시장인 중국의 판매 감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폭스바겐그룹의 올해 상반기 중국 판매는 97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9% 감소했다. BYD를 비롯한 현지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신차 공세를 앞세워 영향력을 넓히면서 폭스바겐그룹의 입지가 위축됐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매도 111만8300대로 24% 줄었다. 서유럽 판매가 2.9%, 중·동유럽이 7.2%, 남미가 8.3% 증가했지만 중국의 감소분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수익성과 원가 경쟁력 회복을 위해 사업 구조 전반을 손보고 있다. 독일 내 공장 운영을 축소하고 인력을 감축하는 한편 수익성이 낮거나 판매량이 적은 차종을 정리해 제품군을 단순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판매가 집중되는 핵심 차종과 미래 기술에 자원을 모으고 생산 효율을 높여 원가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이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판매 확대보다 비용 절감과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

폭스바겐그룹이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는 사이 현대차그룹은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간 판매 목표의 절반 가까이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 416만대 가운데 상반기 196만6267대를 판매해 47.3%를 채웠다. 기아는 목표 335만대 중 163만988대를 판매해 48.7%를 달성했다.

더 뉴 그랜저. /현대차
더 뉴 그랜저. /현대차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제시한 연간 목표를 합산하면 751만대다. 상반기 합산 판매량을 기준으로 목표의 47.9%를 달성한 셈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각각 45만568대, 43만727대를 판매하며 나란히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제네시스도 같은 기간 3만9088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미국 합산 판매량은 92만383대로 역대 최고 상반기 실적을 달성했다.

수익성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이미 폭스바겐그룹을 앞섰다. 폭스바겐그룹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89억 유로(약 15조3000억 원)로 전년 191억 유로(약 32조9000억 원) 대비 53%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은 20조5460억 원으로 폭스바겐그룹을 웃돌았다. 올해 1분기에도 폭스바겐그룹의 영업이익은 25억 유로(약 4조3000억 원)로 현대차·기아 합산 영업이익 4조7198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폭스바겐그룹이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해서 현대차그룹이 반사이익만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폭스바겐그룹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하반기에는 현대차그룹과의 판매 격차가 더 좁혀질 수 있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분기 기준으로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폭스바겐은 체질 개선을 위해 잠시 속도를 늦추는 상황인 만큼 현대차그룹도 현재의 생산·비용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도 되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글로벌 2위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중국 업체와 테슬라의 공세뿐 아니라 노사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항구 평택대 특임교수는 "폭스바겐그룹과 현대차그룹의 판매 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글로벌 2위와 3위 순위가 뒤바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 감소분 상당 부분을 중국 업체들이 흡수하고 있는 만큼 단순히 폭스바겐을 추격하는 것보다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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