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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 콕 집는다…주주환원 태평한 상장사들 '비상'
10월 '저PBR' 기업 공표 예정
평판 우려에 자사주 매입·배당 확대 등 대책 마련 분주


한국거래소는 오는 10월 PBR 하위 20% 기업 목록을 선정해 공표하는 상장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안을 이달부터 시행한다. /더팩트 DB
한국거래소는 오는 10월 PBR 하위 20% 기업 목록을 선정해 공표하는 상장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안을 이달부터 시행한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한국거래소가 주가순자산비율(PBR) 하위 20% 기업 목록을 직접 선정해 공표하는 세부 방안을 확정하면서 상장사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가 저평가 기업으로 명단이 공개되는 것은 시장 내 평판 저하나 주주들의 구체적인 주주환원 요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부터 코스닥 신뢰·혁신 제고 방안과 자본시장 체질 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를 반영한 상장규정과 시행세칙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기술특례상장기업 관리 강화, 혁신기업 맞춤형 상장심사 확대, 저PBR 기업 공표제도 도입, 복수의결권주식 관련 제도 정비 등 내용이 담겼다.

주목받은 개정안은 저PBR 기업 공표제도 도입이다. 분기 보고서를 제외한 2개 반기 연속으로 업종별 PBR 하위 20%에 해당하는 상장사를 거래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종목명에 '저PBR' 표시를 부착하는 형태로 오는 10월 공표될 예정이다. 명단이 공표되면 해당 기업은 공식적으로 주가 부진 기업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또한 저PBR 기업들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덩치가 큰 상장사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NAV)에도 미치지 못하는 PBR 1배 미만 기업들은 코스피 전체 상장사 중 70%에 육박하기 때문에 기준선은 PBR 0.3배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자산은 많지만 주가 부양에 소극적이던 전통 제조, 유통, 구형 지주사 체제의 상장사 170여 곳이 주요 대상이다.

그간 주주환원이나 기업가치 제고에 소극적이던 시장 기류도 변화할 전망이다. 명단이 공개되면 정기주주총회 등에서 주주들의 배당 확대 요구나 경영진 압박을 마주해야 하는 만큼, 상장사들은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한 시점이다.

한 상장사 IR 담당자는 "업종 특성상 단기간에 PBR을 끌어올리기 어려운 구조임에도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는 순간 주주 가치를 훼손하는 기업으로 낙인될까 봐 내부적으로 고심이 깊다"며 "공표 유예를 받기 위해서라도 서둘러 수용 가능한 수준의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확대 방안을 담은 공시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귀띔했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제출한 기업에 대해서는 일정 기간 명단 공표를 면제해 주는 예외 조항을 두면서 자발적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 수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시선 역시 상장사의 실질적인 주주환원 이행 여부에 쏠린다. 시장에서는 저PBR 기업 명단 발표 전후로 하위권 상장사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확대 정책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자본 효율성을 증명해야 하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유동성이 낮고 주가를 방치하는 기업에 실질적인 지정 조치를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사례"라며 "명단에 포함될 경우 발생하는 주주총회 리스크와 시장 평판 하락 등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주주환원에 소극적이던 상장사들의 자사주 소각 등 실질적인 조치 이행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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