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삼성중공업 '속도'…한화오션도 사업성 검토 중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국내 조선업계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른 '부유식 데이터센터(FDC·Floating Data Center)' 시장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FDC는 해상에 부유식 구조물을 설치해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차세대 인프라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격히 늘며 육상에서 전력 확보와 용지 확보 등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자 FDC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FDC는 바닷물을 활용한 자연 냉각이 가능하고, 전력망이 부족한 육상 대신 해상 풍력이나 소형모듈원전(SMR) 등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FDC에 주목하는 이유는 건조 방식이 선박이나 해양플랜트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대형 부유체를 설계·건조하는 기술과 전력·배관·냉각 시스템을 통합하는 역량이 핵심인 만큼 국내 조선사들의 강점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LNG 운반선 이후 FDC가 차세대 고부가가치 시장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각기 FDC 건조를 위한 글로벌 협력을 이어가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이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세계 최대 선박 박람회인 '포시도니아 2026'에서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영국 로이드선급과 'FDC 3자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달 삼성중공업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정보통신 박람회인 '이노베이트 APAC 2026'에서도 미국 인공지능(AI) 서버 전문업체인 수퍼마이크로와 공동개발 협력(JDP)을 맺었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2026 데이터센터월드'에서 미국선급(ABS)과 영국선급(LR)으로부터 50메가와트(㎿)(중대형 데이터센터)급 FDC 개념설계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HD현대도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7일 글로벌 에너지관리 기업 슈나이더일렉트릭과 FDC 핵심 인프라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해상 플랫폼 기반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전력 공급과 냉각, 자동화 제어 시스템 등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HD현대는 기존 해양플랜트와 전력 시스템 기술을 접목해 AI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 역시 FDC 관련 시장성과 기술성을 검토하며 내부적으로 시장 성장성과 고객 수요를 지켜보며 사업 진출 가능성을 가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FDC 시장이 향후 K-조선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와 함께 부유식 데이터센터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될 경우,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 경험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경제성과 전력 공급, 국제 안전기준 마련 등이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DS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존 육상 데이터센터 건설비는(토지·그래픽처리장치 제외) 100㎿당 8억~12억 달러(약 1조2000억~1조8000억 원) 수준이다. FDC는 여기에 해수 냉각 설비나 각종 안전설비 등이 추가되는 만큼 일반 상선보다 높은 선가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30년까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최대 3조 달러(약 4400조 원)가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구조물인 FDC를 건조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우위에 있는 국내 조선업체들이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라며 "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에 따라 차세대 제품인 대형FDC에 대한 시장 수요도 앞으로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기술 개발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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