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산가 대비 63만5000원 낮아…차익실현·희석 우려 부각

[더팩트|윤정원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에서는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정반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주식예탁증서(ADR)가 공모가 대비 13% 넘게 오른 반면 국내 주가는 장중 13% 이상 급락하며 190만원 선을 내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오후 1시 13분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218만원) 대비 13.17%(28만7000원) 하락한 189만3000원을 호가 중이다. 이날 214만2000원으로 개장한 SK하이닉스는 반등하지 못한 채 우하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모습과는 딴판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SK하이닉스 ADR은 공모가 149달러보다 13.1% 오른 168.49달러에 첫 거래를 마쳤다. 170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때 177달러까지 오르면서 미국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ADR 종가를 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국내 보통주 한 주당 약 252만8000원이다. 이날 국내 주가 189만3000원과 비교하면 63만5000원 차이로, 국내 주가가 ADR 환산가보다 약 25.1% 낮은 셈이다. ADR 10주가 국내 보통주 한 주에 해당한다.
나스닥에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성장 기대가 상장 초기 매수세를 자극했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ADR 상장 전까지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데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내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낙폭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규모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부담도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ADR 공모를 통해 265억달러가량을 조달했으며, 해당 자금은 AI 반도체 생산시설과 장비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중장기 성장 재원을 확보했다는 평가와 함께 신주 물량이 국내 주식 가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국내 시장의 가격 차이가 단기간 확대된 만큼 향후 ADR과 원주의 가격 수렴 과정에 관심을 두고 있다. 다만 단기 차익실현과 실적 기대치 조정, 신규 주식 공급 부담이 겹친 상황에서 국내 주가가 곧바로 ADR 흐름을 따라갈지는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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