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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묶이자…금융권, 캐피탈 M&A '새판'
카뱅 이어 한화생명·Sh수협은행도 캐피탈사 인수 추진
KB·우리·JB 인수 후 핵심 계열사로…조달비용·건전성은 변수


가계대출 규제와 은행 이자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금융권의 시선이 자동차금융과 리스·할부금융, 기업금융 등 ‘은행 밖 여신’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가계대출 규제와 은행 이자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금융권의 시선이 자동차금융과 리스·할부금융, 기업금융 등 ‘은행 밖 여신’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가계대출 규제와 은행 이자이익 성장 둔화 우려가 맞물리면서 금융권의 시선이 자동차금융과 리스·할부금융, 기업금융 등 '은행 밖 여신'으로 향하고 있다.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뿐 아니라 보험사까지 캐피탈사 인수에 뛰어들면서 캐피탈업이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의 핵심 매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올해 관리 대상 가계대출 증가율을 지난해 실적 1.7%보다 낮은 1.5%로 설정했다. 금융회사별 월별·분기별 총량 관리도 이어지면서 은행들은 가계대출 중심의 자산 확대에서 벗어나 기업금융과 비은행 사업을 통한 성장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

캐피탈사는 예금을 받을 수 없는 대신 회사채와 차입금을 조달해 자동차금융, 시설대여, 할부금융, 기업대출, 투자금융 등을 취급한다. 은행이 직접 진출하기 어려운 여신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어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는 통로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카카오뱅크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25일 마스턴캐피탈 주식 500만주를 241억원에 취득해 지분 100%를 확보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금융당국의 인허가 등을 거쳐 연내 거래를 마무리하고 내년 할부금융 서비스를 출시한 뒤 자동차금융과 리스·렌탈, 기업금융 등으로 사업을 넓힐 계획이다. 인터넷은행이 캐피탈사를 직접 인수하는 첫 사례다.

마스턴캐피탈은 2025년 말 자산총계 524억원, 자본총계 약 211억원 규모의 소형 여신전문금융사다. 지난해 22억9843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2024년 3억9105만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이번 거래는 단기적인 이익 확보보다는 캐피탈업 라이선스와 인력·전산 등 영업 기반을 확보하려는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캐피탈 시장을 살핀 인터넷 금융사도 카카오뱅크만은 아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매물로 나온 NBH캐피탈 인수를 검토했고,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도 마스턴캐피탈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한 바 있다. 다만 두 거래 모두 실제 인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토스뱅크는 대신 금융투자업 인가를 바탕으로 펀드 판매 등 자산관리 영역 확대에 나서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도 캐피탈사 확보 움직임이 나타났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29일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 대상은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약 96%다. 애큐온캐피탈이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거래가 성사되면 두 회사를 동시에 인수하게 된다.

애큐온캐피탈은 2025년 말 기준 영업자산이 3조8948억원에 이르고, 기업금융 비중이 66%인 중견 캐피탈사다. 한화생명은 캐피탈업 진출과 함께 한화투자증권·한화자산운용 등 기존 금융계열사와 기업·투자금융 분야에서 연계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한화생명은 현재 우선협상대상자 단계로, 실사와 가격 협상 등을 거쳐야 최종 인수가 확정된다.

Sh수협은행도 네덜란드 라보은행 계열 캐피탈사인 데라게란덴 인수를 위한 실사에 들어갔다. 데라게란덴은 2025년 말 총자산 3712억원 규모로 농기계와 의료기기 리스에 특화돼 있다. Sh수협은행은 데라게란덴의 농기계·장비금융 역량을 선박과 양식장, 수산물 가공설비 등 해양·수산 설비금융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그룹이 외부 캐피탈사를 인수해 비은행 수익원으로 키운 사례는 이미 적지 않다. 전북은행은 2011년 우리캐피탈을 인수해 현재의 JB우리캐피탈로 육성했고, KB금융은 2014년 우리파이낸셜을 인수해 KB캐피탈을 출범시켰다. 우리금융도 2020년 아주캐피탈을 인수한 뒤 우리금융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하고 2021년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이들 회사는 현재 각 금융그룹의 주요 비은행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2025년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JB우리캐피탈이 2815억원으로 전년보다 25.8% 증가했고, KB캐피탈은 2352억원으로 5.9%, 우리금융캐피탈은 1487억원으로 5.1% 늘었다. NH농협캐피탈도 1006억원으로 16.4% 증가하며 순이익 1000억원대를 회복했다.

다만 캐피탈사 인수가 곧바로 안정적인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신한캐피탈의 지난해 순이익은 1083억원으로 7.4% 감소했고, 하나캐피탈은 부실자산 정리와 포트폴리오 조정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54.3% 줄어든 531억원에 그쳤다. 같은 캐피탈업 안에서도 자산 구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 대손비용에 따라 실적이 크게 엇갈린 셈이다.

조달비용도 부담이다. 캐피탈사는 수신 기반이 없어 여전채와 차입금에 의존하는 만큼 시장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최근 AA+ 등급 3년물 여전채 금리는 연 4.2%를 넘어 2023년 이후 약 3년 만에 4%대로 올라섰다.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면 자동차·기업금융 자산을 늘리더라도 이자마진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다.

결국 금융권의 캐피탈사 인수 경쟁은 라이선스 확보보다 인수 이후의 자산 건전성 관리와 조달 경쟁력,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에서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캐피탈사는 자동차금융과 기업금융, 투자금융을 함께 운용할 수 있어 은행의 대출 성장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업권"이라면서도 "수신 기반이 없어 조달시장과 경기 변화에 민감한 만큼 인수 자체보다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기존 고객·플랫폼과 영업 기반을 연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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