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두나무도 기업결합 추진
키움증권, 빗썸 투자 검토했지만 '신중'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 시장이 증권사와 가상자산 거래소 간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M&A)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미래에셋은 코빗 인수를 위한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았고, 한국투자증권은 코인원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업계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도 네이버파이낸셜과의 기업결합을 추진 중이다. 반면 업계 2위 빗썸은 전략적 투자자 확보가 지연되면서 시장 재편 경쟁에서 다소 뒤처지는 모습이다.
◆ 미래에셋·한투 이어 네이버까지…빗썸만 전략적 투자 '공백'
10일 금융투자 및 디지털자산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미래에셋컨설팅의 코빗 인수를 승인했다. 공정위는 코빗의 시장점유율이 약 0.5%에 불과해 증권업·자산운용업과의 혼합결합이 시장 경쟁을 제한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글로벌 거래소 OKX와 함께 코인원 지분 20%를 확보하며 디지털자산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투자를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대비한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시장 최대 관심사는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기업결합이다. 공정위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 1위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와 간편결제 시장 1위 네이버파이낸셜의 결합이 경쟁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심사하고 있다. 네이버도 최근 포괄적 주식교환 일정을 올해 말까지 연기하며 공정위 심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빗썸은 아직 금융권과의 전략적 제휴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최근 키움증권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빗썸 지분 투자를 검토한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키움증권은 지난달 29일 "디지털자산 사업 기반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양측이 초기 단계에서 투자 가능성을 타진하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실제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실사와 기업가치 산정, 규제 검토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성사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 복잡한 지배구조, 전략적 투자 최대 변수로
특히 업계에서는 빗썸의 복잡한 지배구조를 전략적 투자 유치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꼽는다. 현재 빗썸 최대주주는 지분 73.56%를 보유한 빗썸홀딩스이며, 빗썸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34.2%를 보유한 디에이에이(DAA)다. 디에이에이는 빗썸 창업자인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최대 지배력을 행사하는 법인으로, 비덴트와 티사이언티픽 등 주요 주주까지 얽혀 있는 다층적인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구조가 투자 의사결정은 물론 향후 경영 참여 범위와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키움증권의 투자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뤄질 경우 신주 발행에 따라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발행 규모에 비례해 희석된다. 단순한 지분율 변화뿐 아니라 향후 경영권과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까지 검토해야 하는 만큼 투자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 VASP 심사·행정소송…규제 리스크도 부담
규제 리스크도 적지 않다. 빗썸은 현재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신고 심사를 받고 있으며 금융정보분석원(FIU) 제재와 관련한 행정소송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올해 초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도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금융회사들은 전략적 투자 과정에서 거래소의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핵심 평가 요소로 삼는 만큼, 이 같은 불확실성이 투자 판단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의장을 둘러싼 법적 분쟁도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빗썸 인수 계약과 관련한 형사 사건에서는 지난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지만,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민사소송은 최근 항소심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이 나온 뒤 상고가 제기돼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향후 제도 변화도 변수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거래소 대주주 적격성 및 지분 규제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관련 제도가 확정될 경우 거래소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실적 악화에 IPO 연기…빗썸 고민 깊어진다
실적도 부담이다. 빗썸은 올해 1분기 거래대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줄었고 순손실로 전환했다. 기업공개(IPO)도 당초 계획보다 미뤄졌다. 회사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제도 정비 상황을 지켜본 뒤 2027~2028년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의 디지털자산 시장 진출은 단순 재무적 투자보다 향후 제도권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결하기 위한 전략적 성격이 강하다"며 "투자 여부를 결정할 때는 시장점유율뿐 아니라 지배구조와 규제 리스크, 내부통제, 성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셋·코빗, 한국투자증권·코인원, 네이버·두나무 등 시장 재편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빗썸도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전략적 투자자 확보와 함께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 이메일: jebo@tf.co.kr
-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