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폭 과대 따른 포트폴리오 재조정 분석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대규모 매도를 이어오던 외국인(외인) 투자자가 오랜 기간 침묵을 깨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번갈아 순매수하고 있다. 하루 간격으로 두 종목의 수급 방향이 정반대로 전환되는 현상이 연출되면서 시장에서는 외인이 한국 반도체 비중을 일방적으로 줄이기보다 종목 간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진행 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외인은 삼성전자를 84만5552주 순매수했다. 지난달 18일 이후 1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오다가 15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결과다. 이 기간 외인이 던진 대규모 매물을 개인과 기관이 번갈아 받아내며 주가 공방이 치열했던 만큼, 외인의 이번 매수 전환은 삼성전자 주가의 단기 반등 계기를 마련해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직전 거래일인 8일, 13거래일 만에 외인 순매수가 유입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SK하이닉스는 9일 다시 외인 매도세가 출회됐다. 8일 하루 동안 외인은 SK하이닉스를 8만8312주 순매수하면서 역시 지난달 18일 이후 1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으나 불과 하루 만에 뒤바뀐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를 글로벌 빅테크 조정과 글로벌 인공지능(AI) 거품론 우려에서 발생한 단기 순환 장세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현상은 7월 들어 도드라졌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코스피 지수가 연이어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7월 코스피 지수는 전날 기준 6월 대비 13.97% 감소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16.76%, 17.50% 하락했다.
그러나 10일 장에서는 장 초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코스피도 일제히 상승 중이다. 연일 이어지던 무차별적 매도세가 하루의 시차 간격을 두고 멈췄기 때문에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로 풀이된다. 단기 차익을 노리거나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추려는 외인 자금이 두 종목 사이에서 빠르게 교차 유입되고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란 협상 복귀 기대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2거래일 연속 반등 등 미국발 호재 속 코스피200 야간선물 4.5%대 강세, 주중 9% 조정에 대한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이번 외인의 매수 전환을 본격적인 추세적 우상향이나 완전한 수급 회복으로 해석하기 이르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1500원대 고환율 기조에 따른 환차손 우려와 유가 변동성을 키우는 중동 불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향후 실적 가이드라인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서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급증하는 변동성과 큰 폭의 하락에는 여러 원인이 존재하며, 유가가 반등하는 대외적인 요인도 부담이 되고 있다"며 "폭등과 폭락의 반복 속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큰 폭의 조정을 경험 중"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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