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지위 연장·조기 분양전환 허용 필요”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등록민간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축소론이 임대차시장 불안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공공임대 공급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민간임대까지 위축될 경우 서민 주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민간임대주택을 공공임대주택의 보완재로 보고, 임대사업자 지위 연장과 조기 분양전환 허용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복기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안정 토론회'에서 "민간임대주택 공급 활성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민간임대주택의 과도한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택 재고의 약 8.6% 수준에 머물러 있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 재정과 공공의 노력만으로는 주거 수요를 모두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임대주택과 함께 공급 물꼬를 터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록민간임대사업 제도는 임대 사업자에게 연간 5% 임대료 상승률 상한과 의무 임대 기간 준수 등의 의무를 이행할 경우 세제 혜택을 부여한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집값 안정을 이유로 등록민간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를 거론하고 있다. 임광현 국세청장도 최근 SNS에 "등록임대사업자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손질하면 서울에서 6만8000호 규모의 공급 효과가 가능하다"며 양도세 특례를 손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에 나선 김덕례 주거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공공임대와 등록 민간임대는 보완재로서 국민 주거를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임차 가구는 약 847만가구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주택은 197만2000호로 전체 임차 가구의 23.2% 수준이다. 나머지 649만8000가구는 공공임대가 아닌 임대주택에서 거주해야 한다. 현재 민간시장에는 등록 민간임대주택 134만9000호가 있으며, 이는 공공임대에 살지 못하는 임차 가구의 20.8%에 해당한다.
김 실장은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민간임대 공급 정책도 필요하다고 봤다. 서울의 경우 공공임대보다 민간임대 거주 비중이 큰 만큼 공공임대 공급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공공임대를 공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민간임대 공급도 중요하다"며 "필요한 곳에는 민간임대 공급을 적극 유도할 수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도 보완 과제로는 등록 임대사업자 자동말소 문제가 제시됐다. 2020년 7·10 대책 이후 기존 등록 주택은 의무 임대 기간이 끝나면 임대사업자 지위가 자동 말소된다. 하지만 자동말소 이후에도 기존 임차인이 계속 거주하면 임대사업자 지위와 세제 혜택은 사라지는 반면 임차인 보호 장치는 남아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김 실장은 "자동말소가 되면 더 이상 등록 임대주택이 아니기 때문에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며 "하지만 임차인이 계속 거주하면 임대사업자의 지위는 없고 임차인 보호 장치는 남아 있는 구조가 충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무 임대 기간이 종료됐더라도 임차인이 있다면 등록 임대사업자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 분양전환 허용도 해법으로 거론됐다. 김 실장은 "조기 분양전환은 임차인의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기고 전월세 수요 감소로 시장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민간임대도 임대사업자와 임차인이 합의하면 조기 분양전환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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