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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 전 '10조 베팅' 대박…호르무즈 최대 수혜자 韓 장금상선
위치신호 끄고 야밤 풀악셀 원유운반…4월 최대 1800억원 수익
세계 최고 컨테이너사 MSC, 장금상선 지분 50% 인수 추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 긴장이 고조되기 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약 10조원을 베팅했던 국내 해운사 장금상선(영문명 시노코)이 글로벌 유조선 시장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올라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들의 발이 묶여있던 당시 모습. /뉴시스. AP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 긴장이 고조되기 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약 10조원을 베팅했던 국내 해운사 장금상선(영문명 시노코)이 글로벌 유조선 시장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올라 외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 내 선박들의 발이 묶여있던 당시 모습. /뉴시스. AP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중동 긴장이 고조되기 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에 약 10조원을 베팅했던 국내 해운사 장금상선(영문명 SINOCOR ·시노코)이 글로벌 유조선 시장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원유 운송 수요와 운임이 급등하는 흐름을 선제적으로 읽은 투자 전략이 적중하면서 해외 주요 매체들도 장금상선을 잇달아 조명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장금상선 계열사인 장금마리타임을 '중동 전쟁의 최대 수혜자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으로 원유 운송 수요와 운임이 급등한 가운데, 대규모 VLCC 선단을 확보한 장금상선이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다는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의 장남인 정가현 장금마리타임 부회장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기 직전 약 7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해 VLCC를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당시에는 무리한 투자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미국-이란 전쟁으로 원유 운송 수요가 폭증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실제 장금상선은 전쟁 기간 호르무즈 해협 원유 운송으로 단기간에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장금상선이 이란의 공격 위험을 피해 아랍에미리트(UAE)산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 밖 오만만으로 실어 나르는 운송을 맡아 지난 4월 한 달 동안 최소 6000만 달러에서 최대 1억2000만 달러(한화 약 1800억원)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UAE 국영석유회사 ADNOC의 원유를 호르무즈 해협 밖에서 대기 중인 유조선으로 옮기는 방식의 운송을 수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박 추적업체 보텍스(Vortexa)와 케이플러(Kpler)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 장금상선 소속 유조선들은 하루 평균 최대 140만배럴 규모의 원유를 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선박은 이란의 공격 위험을 피하기 위해 야간에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운항하는 이른바 '암행 운항'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금상선(SINOKOR)은 현재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 MSC와의 기업결합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사진은 장금상선 회사 로고. /더팩트 DB
장금상선(SINOKOR)은 현재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 MSC와의 기업결합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사진은 장금상선 회사 로고. /더팩트 DB

블룸버그는 장금상선이 지난해 말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 MSC의 지원을 받아 VLCC를 대거 확보한 점도 주목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장금상선이 보유한 VLCC는 약 150척으로 추산된다. 이는 제재나 장기 용선 계약 등에 묶이지 않고 즉시 투입 가능한 전 세계 VLCC의 약 40%를 확보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장금상선의 공격적인 선박 확보 전략과 중동발 원유 수송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VLCC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장금마리타임은 160척 이상의 유조선을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을 수 있는 VLCC로, 세계 VLCC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 최대 운영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장금상선의 글로벌 영향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장금상선은 컨테이너선 중심 사업에서 유조선까지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지난해 말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스위스 MSC가 장금마리타임 지분 50% 인수를 추진하면서 초대형 유조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양사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다. 두 기업 간 결합이 성사될 경우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와 세계 최대 VLCC 운영사가 손을 잡게 되는 만큼 글로벌 해운시장에서도 영향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장금상선이 공격적인 선대 투자와 시장 대응 전략으로 글로벌 원유 운송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VLCC 운임 강세가 이어질 경우 장금상선의 수익성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장금상선의 높아진 위상에 해운기업이 몰린 부산시의 유치전도 본격적이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7일 시정 비전 특강에서 "장금상선 정태순 회장을 만나 부산 이전 필요성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전 시장은 해사전문법원과 북극항로 거점 구축 등을 추진하며 "앞으로 해운기업이 부산으로 오지 않으면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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